대통령실 “사실 아냐” 이준석 “확인 곤란”…‘회동 여부’ 입장차 왜?

정대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하면서 이준석 대표(왼쪽에서 세번째) 등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하면서 이준석 대표(왼쪽에서 세번째) 등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측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측이 최근 비공개 회동 여부를 두고 입장 차를 드러냈다. 대통령실이 이를 즉각 부인한 반면 이 대표는 사실상 만남을 인정하는 답변을 내놨다. 다음 달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윤 대통령 지원을 내심 기대하는 이 대표 처지와 여당 내부 갈등 상황과는 거리를 두려는 윤 대통령 입장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최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동아일보>는 두 사람이 이달 중순 비공개 만찬 회동에서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이 대표 측이 추가 회동도 추진했으나 회동 직전 대통령실로부터 취소 통보를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현안 논의 차원에서 면담을 요청했으나 (지난 22일) 윤리위 개최를 앞둔 시점이어서 대통령실이 오해를 피하기 위해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보도가 나간 직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 대표는 묘한 설명을 내놨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지금까지 대통령과의 논의 사항이나 접견 일정을 외부에 유출한 적이 없다”며 “지금 (언론이 대통령실과 나를) 상호 검증하고 있어 당황스럽고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당은 대통령실과 상시적인 소통을 한다”며 “이를 윤리위와 엮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과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대통령실에 문의하면 될 것”이라며 회동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의 만남 사실은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회동을 자신의 윤리위 출석과 엮어서 해석하는 것은 반박한 것이다.

양측이 처한 상황에 따라 회동 인정에 대한 입장이 엇갈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최근 ‘윤심’을 언급하며 자세를 낮추는 빈도가 늘었다. 이 대표는 최근 “윤리위의 행동을 두고 대통령 혹은 용산(대통령실)의 의지인지 의심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런 상황은 아닐 것”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이 윤 대통령의 첫 외교 행보인 만큼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당에서 주의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장제원·배현진 의원 등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과의 싸움은 마다하지 않는다. 이 대표가 자신을 공격하는 친윤석열계 의원들과 윤 대통령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부각해 징계 위기로 흔들리는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지원을 받는 모양새를 연출해 지금 상황을 돌파하려 한다는 것이다.

반면 윤 대통령은 복잡한 여당 내 갈등과 거리를 두고자 한다. 이 대표가 중심에 서 있는 여당 분열상은 윤 대통령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윤리위 징계 결정에 윤 대통령이 영향을 미치려는 것으로 비칠 경우 큰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당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가 윤리위 출석 전까지 남은 10여일 동안 총력전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윤심’을 향한 구애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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