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비대위서 “민주당 2중대 낙인” 심상정 직격…‘비례대표 총사퇴’ 노선 투쟁도

박광연 기자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 안에서 “더불어민주당 2중대 낙인을 스스로 이마에 새겼다”며 당대표를 지낸 심상정 의원 책임을 추궁하는 발언이 11일 나왔다. 심 의원을 제외한 비례대표 의원 5명에게 사퇴를 권고하는 당원 총투표 발의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정의당 10년 평가위원장’을 맡은 한석호 정의당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1기 정의당 실패는 심상정 노선의 실패”라며 “민주당과 연대를 통해 성장하는 민주당 의존 전략이었고, 기층 대중은 방치한채 성장하겠다는 ‘대중의 바다 전략’이었다. 둘 다 처참하게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한 비대위원은 “심상정은 10년간 원내대표(2년)와 당대표(3년3개월)였을 뿐 아니라 세차례 대선의 유일한 후보로 자타공인 정의당을 실제로 이끌었다”며 “그러나 심상정 전략은 정의당 원칙을 중심에 세우지 않았다. 그 결과 정의당은 민주당과 전혀 구별되지 않는 상태까지 망가졌다”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은 “정의당은 민주당이 문제를 심각하게 일으키는 야밤에만 희미하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민주당 야경꾼으로 전락했다”며 대표적 사건으로 ‘조국 사태’를 꼽았다. 그는 “조국 일가 행위는 정의당이 추구하는 평등과 정의의 기준에서 결코 인정할 수 없는 원칙과 정체성 문제였다”며 “심상정의 정의당은 원칙의 문제를 선거법 개정이라는 전술과 바꿔치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독자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의당은 죽었다”고 주장했다.

한 비대위원은 ‘대중의 바다 전략’에 대해 “최대 다수에게 욕먹지 않고 이 대중 저 대중 모두 붙들겠다는 전략으로 귀결됐다”며 “그 결과 정의당 정책과 공약은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맹탕이 됐다. 그 결과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은 이재명과 동일한 정체성 후보로 각인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심상정 의원은 대선 패배 뒤 백의종군을 선언했다”며 “진보정치에서 심상정의 공7 과3, 백의종군하면서 과3을 만회하길 기원하며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배진교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민생 의제에서 정의당은 ‘민주당보다 쎄게’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며 존재감을 잃었다”며 “특히 부동산 문제에서 민주당 정책이 가져온 결과에 공포감을 느낌 많은 국민은 ‘더 쎄게’ 가자고 하는 정의당 정책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은주 비대위원장은 전날 SNS에 “민주당이 주도했던 정치 현안(공수처법, 검수완박)에 대해 반대라는 명확한 개인 입장은 있었으나 끝까지 치열하게 토론하지 못했고, 그 과정을 그때그때 당원, 시민들과 공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의당 비례대표 류호정·장혜영·강은미·배진교·이은주 의원 사퇴를 권고하는 당원총투표 발의 절차는 지난 9일 시작됐다. 전체 당권자의 5% 이상인 약 910명이 동의하면 발의가 이뤄지고, 발의 뒤 당원총투표가 실시된다. 대표발의자인 정호진 전 수석대변인은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는 물론 비호감 정당 1위라는 결과를 받아든 지금 비례대표들은 현 사태에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당내에선 비례대표 사퇴 권고 당원총투표 발의가 계파 간 노선 투쟁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주 비대위원장은 전날 SNS에 “차기 당의 혁신지도부를 구성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비대위가 당원과 함께 제시한 과제에 분명한 답을 갖고 나와야 한다”며 “책임을 어떻게 물어야 할 것이냐는 분명 토론돼야 할 주제라고 본다. 그러나 사퇴가 곧 책임지는 것이라는 데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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