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진보정당 1세대 실험 끝나…세대교체해야”

김윤나영 기자
정의당 심상정 의원(왼쪽부터)과 강은미 의원,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의원(왼쪽부터)과 강은미 의원,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2일 “진보정당 1세대의 실험이 끝났다”며 “주류세력 교체, 세대교체, 인물교체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으로 시작한 원내 진보정당 역사 22년여 만에 2선 후퇴를 선언하면서 세대교체론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심 의원은 당 일각에서 제기된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 요구를 두고는 “책임의 몫은 저에게 돌려달라”고 선을 그었다.

심 의원은 정의당이 이날 공개한 대선·지방선거 패배 평가서에서 “20년 진보 정치가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다. 그간 당을 주도해온 세력은 낡았고, 심상정의 리더십은 소진됐다”며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심 의원을 비롯한 정의당 의원 6명 전원은 한석호 비상대책위원의 요청에 따라 개별 평가서를 당에 제출했다.

심 의원은 “진보 정치 1세대 마지막 당대표로서 역할을 상정하고 2019년 선거제도개혁에 올인했지만, 개정 선거법은 위성정당으로 좌초됐다”며 “조국 사태 국면에서 오판으로 진보 정치의 도덕성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 이 사건은 제게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2.3%의 저조한 대선 성적표는 지방선거 참패에도 영향을 줬다”며 “유구무언이고 죄인의 심정”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은 일부 당원들의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당의 실존적 위기에 대한 책임을 2년 남짓 활동한 비례 국회의원들에게 물을 수는 없다”며 “주요한 책임의 몫은 저에게 돌려달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당이 노동보다 젠더 문제를 더 중시한 것이 선거 패인이라는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당의 그 누구도 노동보다 젠더 가치가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며 “백래시로서 ‘페미당’이라는 공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노동 및 민생이슈를 부각시키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일이지, 성평등 노력이 과했다는 식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의 그 누구도 노동보다 젠더 가치가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

- 심상정 의원 , ‘당에 제출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평가서’ 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활동가 출신인 심 의원은 고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1세대 진보 정치인으로 꼽힌다. 경기 고양갑을 지역구로 둔 그는 진보정당 정치인 중 유일하게 4선 중진 의원의 입지를 다졌다. 당대표와 대선 후보를 거쳤으나 연이은 선거 패배로 2선 후퇴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 의원이 힘을 실은 세대교체론은 정의당 차기 당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 의원들 간에는 혁신 방안에 대한 다양한 진단이 나왔다.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한국적 사회민주주의가 우리 미래”라고 밝혔다. 강은미, 배진교 의원은 “노동 중심성 실종”을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류호정, 장혜영 의원은 “여성이나 녹색 정치가 반노동 정치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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