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힘싣기에 수그러든 안철수 ‘혁신위 해체론’···공천안 나오면 갈등 재점화

정대연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주호영 의원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주호영 의원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최재형 당 혁신위원장을 만나 “혁신위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혁신위에 힘을 실었다. 안철수 의원이 들고 나온 혁신위 해체론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혁신위를 이준석 전 대표 사조직으로 바라보는 당내 시선이 있는데다 혁신위가 내놓을 공천 개혁안 등을 둘러싼 갈등 소지는 남아있다.

주 위원장과 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45분 간 만나 혁신위 활동에 관해 논의했다. 비대위 출범 이후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처음이다. 최 위원장은 주 위원장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혁신위 활동 경과를 말씀드렸고, 앞으로 어떤 혁신안을 진행할 것인지 상의드렸다”며 “주 위원장은 혁신위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혁신위 의견을 가급적 수용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도 “비대위가 아닌 정상 지도부가 있다 하더라도 지도부가 혁신 문제를 직접 다루기는 적절치 않아서 혁신위를 통해 정리되고 걸러질 필요가 있다”며 “혁신위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오는 22일 혁신위 전체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22일 회의에서는 1호 혁신안을 논의한다.

당내에서도 안 의원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등 혁신위 해체론은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안 의원과 함께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금 당 내분을 수습하고 통합해야 되는데 갑자기 생뚱맞게 왜 엉뚱한 얘기를 들고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안 의원을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안 의원이 좀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비대위는 의결기구이고 혁신위는 자문기구”라고 말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17일 중앙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당 비대위와 혁신위가 병립하는 현실은 이상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전날 최 위원장을 만나 혁신위와 관련한 자신의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은 “(안 의원이) 혁신안에 대해 비대위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당내 갈등으로 비춰질 우려를 굉장히 크게 생각하신 것 같다”며 “비대위와 충분히 소통하면서 그런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드렸고 안 의원도 이해하셨다. 더이상 혁신위 해체 논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6·1 지방선거 다음날 띄운 혁신위는 같은 달 27일 첫 회의를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배현진 전 최고위원 등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혁신위를 ‘이준석 사조직’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전 대표와 갈등을 벌였다. 이 전 대표가 혁신위 공천 개혁안에 개입해 2년 뒤 총선 공천에서 친윤계를 배제하려 한다는 게 가장 큰 우려였다. 안 의원의 혁신위 해체 주장도 이 전 대표와 혁신위에 대한 당내 일각의 반감과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준석 지우기’ 시도 일환이라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와 관련해) 지울 것도 없다”며 “이 (전) 대표의 혁신위라는 말이 더이상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다만 최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만나 당 혁신 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듣겠다는 뜻을 밝혔다.

혁신위가 공천을 비롯한 논쟁적인 사안에 대한 개혁안을 내놓을 경우 당내 갈등과 혁신위 비판이 재점화할 수 있다. 주 위원장도 이 점을 우려했다. 주 위원장은 “(혁신안을) 한 번에 다 내놓으면 혼란스러울 수 있으니 쉽게 정리될 수 있는 거 먼저 (발표)하고, 논쟁적인 것은 다듬어서 2단계 정도에 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최 위원장에게) 제시했다”며 “논쟁적일 수 있는 것을 미리 꺼내면 혁신위 활동이 쉽지 않을 거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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