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건의’ 박진 외교부 장관, 윤 대통령 ‘비속어’에 “미국 얘기 아냐”

박광연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교부 장관과 기념촬영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교부 장관과 기념촬영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비속어 논란에 대해 30일 “미국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외교부 수장으로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해나갈 생각”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란이 되는 윤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을 옆에서 어떻게 들었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장관은 “제가 대통령 옆에 지나가면서 이해한 취지는 우리가 이렇게 세계 질병 퇴치를 위해 공여하겠다는 발표를 했는데 그게 제대로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창피한 거 아니냐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저는 나가면서 대통령께 ‘제가 잘 설명해서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우리가 공약을 발표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잘 처리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비속어 논란에 대한 사과를 권유했느냐는 질문엔 “이제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는 앞으로 더 나은 국익외교를 펼치기 위해 우리 스스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거리를 뒀다.

박 장관은 지난달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 당시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를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냐는 질문엔 “제가 그때 해외 출장을 가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내용에 대해선 이야기할 겨를이 없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자신의 해임건의안이 야당 주도로 통과된 데 대해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참 착잡한 심정”이라며 “며칠 사이 밤잠을 설쳤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야당에서는 이번에 대통령 순방이 외교 참사라고 폄하를 하고 있습니다마는 저는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전세계가 또 다른 나라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 글로벌 비전에 대해 평가를 하고 있는데 유독 우리 정치권에서만 이것을 너무나 당리당략의 차원에서 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우리 국익과 국격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야당의 질책은 국익 외교를 더욱 잘 해달라는 차원에서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정쟁을 할 때가 아니고 국익을 생각할 때”라며 “그런 의미에서 외교부 수장으로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 소회가 있고 마음이 괴롭고 속이 상한다”며 “그렇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이것을 하나의 또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아서 대한민국 국익 외교를 위해 제가 가진 능력과 열정을 다 바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전날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이후 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통화)내용은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전날 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대북제재 강화가 거론된 데 대해 “북한이 며칠동안 계속해서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기에 여기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고 필요하면 북한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기 위한 것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대북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 있을 수 있다”며 “해상, 사이버, 금융이라든지 여러 분야가 있기에 이건 저희가 적절한 수준으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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