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회적 참사 국조·수사 병행…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김윤나영 기자

여야 ‘국조 이견’ 쟁점

삼풍백화점 붕괴·세월호 등
여 “국조 효과 본 적 없어”
야 “가습기살균제 때 효과”

여야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진상을 규명할 국정조사 실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야당 단독으로라도 국정조사를 추진할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수사가 먼저”라며 국정조사에 미온적이다.

국회는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참사,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 등 사회적 참사가 일어날 때 여야 합의로 국정조사를 실시해왔다.

■ “수사 방해” “수사 병행 가능”

국민의힘은 ‘선 수사, 후 국정조사’ 방침을 고수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조사로 수사 지연과 증거유실 우려가 있다”며 “수사 결과가 미진하면 국정조사와 특검(특별검사)을 우리가 앞장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수사가 국정조사를 막을 빌미가 될 수는 없다”며 “국민의힘이 끝까지 진실로 가는 길을 거부한다면 정의당·무소속 의원들과 힘을 모아 국정조사 요구서를 내일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참사,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때도 수사와 국정조사를 병행했다고 반박했다.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16년 7월부터 이뤄졌고,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수사 중이던 2014년 5월 본회의에서 승인됐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는 2016년 11월 특검법과 동시에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야당일 때는 국정조사에 적극적이던 국민의힘이 여당이 되자 태도를 바꿨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지난해 LH 사태(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 부동산 투기 사건) 당시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와 특검, 검찰 수사를 동시에 하자고 주장했던 것을 벌써 잊었나”라고 말했다.

■ “무용” “국회 차원 진상규명”

국민의힘은 국정조사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세월호 같은 경우 9차례 진상조사하면서 위원회 운영에 800억 넘는 돈을 썼다. 재발 방지 효과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국정조사에 강제 수사권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수사가 책임자 처벌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국정조사는 사건의 총체적 진상을 규명하고 정부의 도의적·정치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정조사가 소기의 진상규명 성과를 거둔 적도 있다.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2016년 SK케미칼이 처음부터 가습기살균제 원료의 독성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영국 옥시레킷벤키저 본사로 찾아가 사과도 받아냈다.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특위는 2014년 7월 해양경찰청과 청와대 간 녹취록 공개로 참사 당일 청와대가 우왕좌왕 대처한 사실을 밝혀냈다.

■ “정치공세” “성역 없는 조사”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요구가 정부를 흔들려는 야당의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본다. 국정조사가 대통령실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도 부담거리다.

야당은 ‘경찰의 셀프 수사’에 한계가 있는 만큼, 대통령실을 포함한 성역 없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촉구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이상민 행안부 장관·대통령실·총리실은 수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현재 수사는 셀프 수사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며 “시급한 것은 철저한 국정조사에 임하는 것이고, 국정조사도 강제조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결국 특검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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