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를 머릿속에서 지워야”…민주당,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나

김윤나영 기자

“여야 합의 무한정 못 기다려” 국회의장 후보들 잇단 강경 발언

특검 밀어붙일 인물 요구 속…추미애 “경선에 당원투표 반영을”

당원 중심 정당 내세운 이 대표 ‘방조’ 모양새…역풍 우려 시선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강경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국회의장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도 강성 당원들의 요구에 호응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당원 중심 민주당’을 선언하면서 22대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강성 당원들에게 휘둘리는 풍경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한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는 24일 CBS 라디오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쿠데타에 대해 협치라는 이유로 끌려다닌다면 끌려다니다가 끝난다. 그래서 (국회의장이) 제대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한 조정식 전 민주당 사무총장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서 처리를 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민형배 의원도 지난 22일 오마이뉴스 기고에서 “협치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며 “협치를 대여 관계의 원리로 삼는 건 192석을 만들어준 총선 결과를 배반하는 행위”라고 했다.

당내에선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추 전 대표는 이날 “당심도 반영되는 국회의장을 뽑아야 된다”며 “사전에 후보군을 선발할 때 당심에다 물어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찬대 최고위원도 지난 19일 이 대표와 함께 출연한 민주당 유튜브 방송에서 당원들을 향해 “당대표도, 원내대표도, 국회의장도 다 당원들이 뽑게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표 온라인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추미애 전 대표를 의장으로 뽑으라’는 문자메시지를 지역구 의원들에게 보냈다는 인증글이 올라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나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특별검사 도입법안 등을 밀어붙여줄 의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연임에 반대 의견을 표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를 당대표에 추대하자고 앞다퉈 제안했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되면서 당내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재성 전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사당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상황을 방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일 당 유튜브 방송에서 “당원들도 좀 더 늘려서 확실하게 당원 중심 대중정당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강성 당원들의 ‘밀어붙이기’ 요구에 호응한다면 22대 국회에서도 여야는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당내에선 ‘입법 독주 프레임’에 갇히면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승찬 정치평론가는 “총선 의미는 협치를 위해 노력하되 민의를 적극 반영하도록 일하라는 뜻”이라며 “강성 지지자들 요구 때문에 협치조차 부정하려는 건 의회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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