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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 '퀸 엘리자베스호’가 동해에 나타난 까닭은···영국 '일석이조' 노림수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그렇군]항모 '퀸 엘리자베스호’가 동해에 나타난 까닭은···영국 '일석이조' 노림수

영국 최신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6만5000t급) 전단이 참가하는 한·영 해군 연합훈련이 31일 실시될 예정이다. 지난 5월 말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출발한 영국 항모 전단은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 일본과 각각 연합훈련을 한 뒤 한반도 영해에 진입했다.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해온 북한이 영국 함정과 함재기인 F-35B 스텔스 전투기 등이 동원된 한·영 연합훈련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국방부는 30일 “해군과 영국 항모 전단은 양국의 훈련 지휘관을 각각 임명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탐색구조 훈련과 해상 기동전술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영 탐색구조훈련은 해상 수색·구조훈련(SAREX)으로, 조난 선박을 가정하고 상호 위치를 추적 탐색하고 통신 교환을 하는 훈련이다. 동해에서 실시하는 이번 훈련에 한국 측에서는 대형수송함 독도함(1만4000t급)과 구축함, 잠수함 등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항모에는 영국 해군 F-35B 스텔스 전투기 8대와 미 해병대 소속 F-35B 10대가 탑재됐다. 미국과 네덜란드 함정도 1척씩 전단을 호위하고 있다. 미군 전투기와 구축함이 항모 전단에 포함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한 ·미·영 3국 훈련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국방부는 부인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날 “미국을 비롯한 타국 전력이 항모 전단 구성 요소로 일부 편성됐으나 이번 한·영 연합훈련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일부 매체에서 한·미·영 연합훈련을 한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영국은 퀸 엘리자베스 항모의 동해상 전개로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첫째는 미국·일본·한국 해군과의 연합훈련을 통해 태평양 주변에서 해양진출을 확대하는 중국을 겨냥해 연대를 강화하는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지리적 거리에 구애 없이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자유주의 국가와의 연대 강화를 연합훈련을 통해 보여주겠다는 게 영국 입장이다. 영국은 지난 3월 공표한 새 외교 안전보장 지침을 통해 인도 태평양 지역을 중시한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도발을 확대하는 중국에 대한 공조 견제에 나섰다.

앞서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서욱 국방부 장관과 회담에서 “(퀸 엘리자베스호 전개는) 3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해상·공중 전력이 영국 본토를 떠나 실시하는 것”이라며 “항모 본토 기항후 인도·태평양 지역에 2척의 함정을 상시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둘째는 영국의 방산수출이다. 영국은 3만t급 경항모 건조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 해군에 퀸 엘리자베스 공개를 통해 영국 항모의 전투체계와 공역통제 시스템 등 방산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영국 정부는 한국 해군의 경항모사업에 항모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해군의 경항모 예산은 약 2조원 정도이다. 이 가운데 최소 7000억~8000억원의 예산은 항모 전투체계와 공역통제 시스템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항모의 전투체계와 공역통제 시스템은 영국 항공방위산업체인 BAE 시스템스 제품이다.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은 당초 부산항에 기항할 예정이었나 함정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여 명에 달해 코로나 확산 우려에 따른 질병관리청의 입항 거부로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머물고 있다. 여기에다 돌파 감염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30일부터 9월 1일까지 해군장교·국회의원·정부관계자·기자 초청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영국 항모 방한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한국군과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영국은 1992년 2만t급 경항모 인빈서블호, 1997년 2만9000t급 경항모 일러스트리어스호를 각각 부산에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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