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한·일 정상회담 ‘엇박자’ 논란에 “최종 조율단계”···야당 “부끄러운 일”

박광연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이 16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이 16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달 말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실시한다는 대통령실 발표를 일본 정부가 부인한 데 대해 16일 “양국이 협의 중이고 최종 조율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가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문제가 됐든지 아니면 구애하는 것처럼 하는 건 외교적으로 부끄러운 일 아닌가”라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전날 한국 대통령실의 ‘정상회담 합의’ 발표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은 현시점에서는 전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전날 “합의 사실이 없다” “왜 그런 발표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는 일본 정부 측 반응을 보도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마치 우리가 일방적으로 한·일 정상회담을 하자고 애걸복걸하는 것처럼 보여지면 국민들 자존심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지적한 부분은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 전기차 제조기업에 대한 불이익이 예상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를 둘러싼 정부의 대응 문제를 지적했다. IRA 통과 이후 국회에 처음 출석한 박 장관을 향해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이상민 의원은 “미국이 IRA를 통과시키며 포괄적 전략 동맹에 전혀 맞지 않는 뒤통수를 친 것”이라며 “우리 정부와 주미 대사관은 도대체 뭐하고 있었나”라고 지적했다. 김상희 의원은 “윤석열 정부 최대의 경제 외교 참사”라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이 법이 (미국 상·하원에서) 통과되는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토론되지 않고 대단히 빠르게 (절차가) 진행됐다”며 “우리 기업이 미국 기업에 비해 차별대우 받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미국 의회와 행정부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법률이 통과된 것을 당장 바꾸긴 쉽지 않다”며 “다만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시행령이나 지침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차별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김 의원의 대국민 사과 요구에 대해 “하여간 우리 기업들이 차별적 대우를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문제점을 해소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만나지 않고 전화통화만 한 사실과 연계해 정부의 IRA 대응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IRA가) 상원에 8월3일 상정됐고 8월4일 펠로시가 방한했다”며 “윤 대통령이 중요한 문제를 펠로시한테 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린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김경협 의원도 “하원의장을 상대로 우리 정부가 최대한 노력했어야 될 시기인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펠로시 의장 방문과 IRA 통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전방위적으로 이렇게 결과가 나올 것을 예상하고 더 많은 노력과 사전 준비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서울 한남동에 있는 기존 외교부 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쓰이게 됨에 따라 마련한 새 공관에 대해 “외교행사를 할 수 있는 큰 규모의 공관은 아니다”라며 “그래서 소규모 외교 행사는 공관에서 소화하고 더 큰 행사가 있으면 다른 곳을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장관 공관을 삼청동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으로 가려고 준비하는 건가”라는 김경협 의원 질문에 “그렇다”며 “지금 수리 중”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굉장히 좁은데 실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서 역할할 수 있겠나”라며 “그 앞에 있는 안가를 포함해도 좁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그거(안가)를 다시 설계해서 외교 행사용으로 쓸 생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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