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북핵문제 더 큰 역할 맡을 준비 돼 있다”

유신모 기자
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부 기자단과 합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부 기자단과 합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6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창구를 열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AEA가 더 큰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을 방문중인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외교부 기자단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IAEA는 필요하다면 사찰단 또는 인력을 북한에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한국에 입국하며 북한의 7차 핵실험과 관련해 “상당히 우려할 만한 정보가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관련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영변 핵시설 관련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며 “영변 원자로는 3∼4년 주기로 가동되는데 2023년, 2024년에 가동이 완료될 수 있으며 그 이후에는 방사화학실험실(RCL)을 가동할 준비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방사화학실험실은 영변의 5메가와트(MW) 원자로에서 인출한 사용후 핵연료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재처리 시설’을 지칭하는 북한식 용어다. 방사화학실험실이 가동되면 연간 핵무기 1기 분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를 복구하려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면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게 되면 3번 갱도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있었던 6번의 핵실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1, 2번 갱도를 이용해왔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3번 갱도는 깊이가 상대적으로 깊지 않아 작은 폭발력의 핵무기를 실험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북한이 3번 갱도에서 핵실험을 한다면 전술핵 실험이나 다탄두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탄두를 개발하기 위한 실험이 될 것을 보인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오염수 방출 계획과 관련해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 등 주변국들의 우려를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오염수 방출은 투명하고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오염수 처리 준비 작업에 대해 “아직 결론이 난 것이 아니라 진행 중에 있는 절차”라며 “이 절차는 알프스(ALPS)라는 다핵종제거시설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ALPS를 통해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상당 부분 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원자력 전문가들을 ALPS로 ‘삼중수소(트리튬)’를 제거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방류되는 처리수에 포함된 삼중수소가 해양 퇴적물이나 어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 수준인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러시아 정부 스스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없다고 이야기했다”며 “저는 계속적으로 핵무기 사용은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집중하고 있는 건 핵무기가 아니라 핵사고의 위험”이라며 우크라이나 내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전에 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미국·영국·호주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협정을 통래 호주가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하게 된 것이 국제비확산체제와 아·태 지역 군비경쟁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역내 어떤 정치적 여파를 가져올 수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의 핵추진잠수함에 대한 IAEA의 안전조치 규정 미비와 관련, “IAEA 사찰 대상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법적 프레임워크를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관련국 간의 특정 협의가 있어야 하고 핵물질을 마지막 1g까지도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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