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방사포 발사한 북한, 새 ICBM 개발 및 첫 군사위성 발사 언급

박은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1일과 1일 각각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600㎜)에 대해 “남조선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사진 크게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1일과 1일 각각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600㎜)에 대해 “남조선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평가받는 ‘초대형 방사포’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전날 3발을 발사한 데 이어 이례적 새해 첫날 도발로 안보 긴장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무력강화를 내세우면서 전술핵무기의 다량생산 필요성까지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일 “오전 2시50분쯤 북한이 평양 용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1발을 포착했다”면서 “이 미사일은 400여㎞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전날 오전 평양 인근 지역인 황해북도 중화군 일대에서 SRBM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군사용 사격표적인 무인도 알섬에 탄착시켰다. 합참과 일본 방위성 분석을 종합하면 지난 31일의 SRBM 3발은 최대 고도 100㎞, 비행거리는 350여㎞로 초대형 방사포인 KN-25일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도 이날 발표에서 서부지구 한 장거리포병구분대에서 1발, 전날은 제2경제위원회에서 3발의 초대형 방사포를 사격했다고 밝혔다.

북한 초대형 방사포는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달 31일 ‘600㎜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에서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600㎜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연이틀 발사된 방사포에 대해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밝혔다. 장거리 포병부대에 초대형 방사포를 인도했다고 밝힌 점으로 볼 때 실전배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400㎞에 육박하는 사거리와 유도 기능을 가지고 있어 한·미 정보 당국은 SRBM로 분류하며 코드명 KN-25으로 부른다. 초대형 방사포는 사거리 측면에서 남측만 겨냥하는 무기체계에 해당한다. 전원회의 후 증정식이라는 이례적인 행사까지 열어 남측에 대한 강한 경고음을 냈다.

초대형 방사포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와 함께 이른바 ‘단거리 신형 3종 세트’로 불리며 모두 고체 연료를 사용한다. 구형 액체연료 계열 스커드-B/C 미사일을 대체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전원회의서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핵탄보유량 기하급수적 증대 밝혀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31일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2023년도 핵무력 및 국방발전의 변혁적 전략’을 천명했다. 우선 핵독트린 차원에서는 “핵무력은 전쟁억제와 평화안정수호를 제1임무로 간주하지만 억제실패시 방어가 아닌 제2의 사명도 결행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4월 선제핵공격 가능성을 밝히고 9월 새 법령을 채택한 것의 연장선이다.

김 위원장은 핵무력과 국방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ICBM 개발,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핵탄 보유량 기하급수적 증대, 최단기간 내 첫 군사위성 발사 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신속한 핵반격능력을 기본사명으로 하는 또 다른 ICBM 체계 개발”이라고 밝힌 데 대해 신종우 한국국방안포럼 사무국장은 통화에서 “지난달 고출력 고체연료엔진 시험을 공개한 점 등으로 볼 때 고체연료 ICBM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초대형 방사포가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전원회의에 ‘증정’된 행사에 참석했다.조선중앙통신 사진 크게보기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초대형 방사포가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전원회의에 ‘증정’된 행사에 참석했다.조선중앙통신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동창리 고체형 ICBM 추진체 실험 성공을 기반으로 올해는 장거리 라인업의 고체형화, 준중거리 및 중거리의 고체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전술핵무기 다량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 부각”, “핵탄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언급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몇년간 개발을 통해 완성에 이른 신형전술무기(KN-23, 24, 25)의 실전배치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31일 전술핵탑재가 가능하다고 밝힌 ‘600㎜ 초대형 방사포 30문 증정식’을 열고 검수사격을 실시한 데 이어 이튿날인 이날 인도된 방사포 1발을 실사격한 것도 이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홍민 실장은 “연초부터 전술핵 다량 생산과 실전 배치를 과시하면서 공세적으로 대남 맞춤형 대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개발우주국이 마감단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찰위성과 운발발사체 준비사업”, “최단기간 내 첫 군사위성 발사”를 언급했다. 앞서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달 동창리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면서 내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 같은 시간표에 따라 점검에 필요한 시험 발사 등 일련의 절차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등 한·미 군 당국의 움직임에 따라 맞춤형, 비례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북한이 ‘강 대 강’ 방침을 선언한 가운데 올 상반기에만 과거 독수리연습 수준의 20여개 한·미연합훈련이 예고돼 있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임계점까지 끓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방부는 전원회의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북한이 핵능력 증강과 우리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자행한 바,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해치는 도발적 언사”라면서 “북한이 만일 핵사용을 기도한다면 김정은 정권은 종말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합참의장과 각 군 작전사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지휘관회의를 열고 “일전불사를 각오한 응징만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며 “북한으로 하여금, 도발시 반드시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여 또 다른 도발을 감행할 엄두를 못 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평화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고, 우리의 국방력 강화는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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