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 3파전, 최종승자는

정용인 기자

인지도 앞선 송영길이냐, 친문 지지받은 홍영표냐, 민생 내세운 우원식이냐

“원내대표 선거 때도 윤호중의 완승까지 점치는 사람은 없었다. ‘비주류’ 박완주의 기세가 상당했다. 그런데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차이가 났다. 104 대 65다. 재보궐선거 패배 후 당에서도 쇄신의 목소리가 높았고 비주류였던 인사들의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그런 결과였다. 당권 선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친노·친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을 역임한 신철우 시사평론가의 관전평이다.

4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최종 당대표 후보로  선출된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4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최종 당대표 후보로 선출된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홍영표·우원식 삼파전이다. 5월 2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될 이는 누구일까.

기자가 접촉한 정치평론가와 선거컨설턴트의 전망은 제각각이었다. 대체로 송영길(1강)을 다른 두 주자가 추적하고 있다는 시각과 당내 친문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홍영표 의원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으로 나뉜다.

여기에 민생개혁을 대표브랜드로 앞세운 우원식 의원이 내년 대선까지 민주당이 취해야 할 쇄신에 제일 적격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 친문 아닌 비문 당원? “거의 없다”

“투표하는 숫자는 훨씬 많지만, 최근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당대표 선거는 계산 가능하다. 반면 원내대표 선거는 오히려 계산이 쉽지 않다. 자신이 확보한 표가 과반이 넘었다는 식으로 다들 주장하지만, 이전까지 단 한명도 과반이 나와 원내대표가 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 윤호중이 받은 투표는 압도적이다. ‘위기상황이라는 정서가 당 의원들 사이에 팽배한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 박신용철 위원의 분석이다. 그에 따르면 일반당원은 거의 투표를 안 하고 일반시민 여론조사 10%는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핵심은 대의원과 권리당원이다. 대의원은 당내 계파에 따라 현역 도당위원 등으로 표가 구성되는데, 당연히 표가 계산되고 권리당원은 그동안 4차례 선거에서 보여준 성향을 통해 성향분석이 가능하다.

“친문을 빼면 비문이 얼마나 있을 것 같나. 거의 없다.”

그에 따르면 젊은 권리당원들이 강성친문 성향을 띠는데 이들이 투표결과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홍영표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이 결과가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다. 바깥에서 볼 때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묵살하고 자기들끼리 뭉치겠다는 메시지로 읽힐 것이다. 내부에서 아무리 진정성 있는 변화를 이야기한다 하더라도 보수언론은 ‘변하지 않는 민주당’으로 프레임을 짤 것이다. 신임 당대표에 주어질 어려운 과제다.”

당대표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당원과 여론조사 비율 15%로 결정된다.

‘민주당 전국대의원 명부현황’ 자료를 보면 대의원 수는 총 1만6234명이다. 이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 지역위원회가 선출해 추천하는 대의원으로 겸직 중복을 제거했을 때 17개 시도 9958명이다. 다음의 규모는 당 소속 지방의회 의원으로 역시 겸직 등 중복을 빼면 1982명이다. 다음이 당무위원회가 선임하는 대의원으로 612명의 순이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소장은 송영길 의원이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의원 한사람이 60~70명의 권리당원에게 영향력을 갖는다. 최근 치러진 대의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원식 의원이 많이 쫓아와 세 후보 모두 박빙 수준이 됐지만, 권리당원 지지에서도 송영길 의원이 미세하게 앞선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일반시민 여론조사에서도 송영길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홍영표와 우원식이 2·3위로 붙어 있다.”

그는 “당대표가 원내대표보다 훨씬 중요하다”라며 “친문들은 이미 (원내대표 결과로) 세 과시를 한 만큼 ‘당대표 홍영표, 1인 2표 주어지는 최고위원은 누구’식으로 문자를 돌리는 공격적 세몰이에 나서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당대표 선거가 당 바깥에 어떻게 비쳐질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당대표 3파전, 최종승자는

■ 선거 키 쥔 대의원과 권리당원 지지후보는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2016년을 기점으로 나눠봐야 전체구도와 현 상황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민주당 분열의 역사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뒤 만들어지는 후보단일화단협의회(후단협)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분열의 역사가 2016년 총선까지 이어졌고, 당시 호남계 의원들이 대거 탈당한 뒤 지난 2018년 총선까지 ‘원팀민주당’이 이어졌다. 간단히 말해 친노패권 어쩌고 하던 사람들이 대거 나가면서 원팀 기조가 현재까지 유지돼온 것이다.”

여기에 권리당원 80만이 자발적으로 들어오면서 지금의 민주당 정체성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2016년에 리빌딩된 후 민주당은 이번까지 네 번째 전당대회를 치르는 셈인데, 2016년에는 추미애가 60%로 당선됐고, 2018년에는 송영길 30%, 이해찬 40%, 김진표 20%의 구도였다. 다시 지난해에는 이낙연이 60%대로 압승했다. 전당대회를 복기해보면 친문표가 분산된 2018년 전당대회를 제외하고는 친문이 적극적으로 지지한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최고의원 선거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안 대표 역시 당대표 선거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권리당원이며 그런 의미에서 친문성향으로 분류되는 홍 의원이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물론 가치판단은 서로 다를 수 있는데, 대체로 민주당 지지층이나 당원들은 당의 단합된 단일대오를 원할 것이다.”

지난 2012년 대선 한달을 앞두고 이해찬 당대표와 김한길 최고위원 등 지도부 총사퇴를 했는데, 당시 51 대 49로 대선에 패배했다는 트라우마가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는 있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윤호중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비문 색깔이 짙은 송영길이 우세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는데, 의외로 홍영표도 인지도가 급상승하면서 여론조사나 빅데이터에서 살짝 앞서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라면서도 “최근 우원식 의원도 대의원들 사이에서 지지세가 확산되면서 3파전 구도를 보이고 있는데 인지도나 추세에서는 송영길이 조금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친문은 심판을 세게 받았다”며 “민심은 친문에게 쇄신을 위해서는 뒤로 물러설 것을 원하고 있고, 대통령도 비문인 이철희 정무수석과 김부겸 총리를 내정했는데 그 역시 정교하게 계산된 것인지 모르지만 친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대선을 염두에 둔다면 ‘상대적으로 비문에 가까운 당대표를 뽑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전망한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후 대선후보 선출과정이 본격화되는데 중도지지를 다시 끌어오려면 자연스럽게 강성 친문이 2선으로 후퇴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아니면 공멸로 가는 것 아닌가. 문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 집권은 막을 내리는 것이다. 역사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닌가. 그렇게 강고하게 보였던 친박·친이가 지금 어디에 있나.”

■“친문 당대표, 2016년 새누리당 닮은꼴”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당대표 선거결과는 2016년 새누리당 당대표 선거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총선에서 예상 밖에 참패를 당하고 친박이 심판을 받았는데, 친박 이정현을 대표로 선출했다. 송영길은 비문이라고 하지만 지난 선거 때 친문 주류도 아니면서 ‘김어준 없는 아침이 두렵다’는 식으로 종종 친문보다 민감한 발언을 하는 돌출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만약 홍영표가 당대표가 된다면 내놓고 ‘우리는 친문당’이라고 선언하는 것 아닌가.”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주어진 상황을 얼마나 잘 돌파할 수 있느냐, 그런 리더십에 대한 확신을 주느냐 여부다.”

4월 20일 국회에서 만난 민주당 인사의 말이다. 그는 원내대표 선거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당의 쇄신을 바라는 입장에서 박완주에게 기대를 걸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가 자신이 원내대표가 되면 17개 상임위원장과 관련해 재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순간, 아마 20표쯤은 날아갔을 것이다. 법사위원장을 지키려다 여기까지 왔는데, 스스로 무장 해제하겠다는 걸 당 쇄신으로 받아들이는 의원이 얼마나 있을까.”

전당대회가 끝나면 바로 대선후보 경선과 선출 국면이다. 이 상황에서 당 주변에서 들어올 공격에 맞서 싸우면서 대권주자 간의 치열한 대립과 싸움을 잘 관리하면서도 당의 재집권 비전을 잘 제시할 리더십에 대한 믿음을 줄 후보가 결국 당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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