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의 시간'은 언제 올까?…지지율 답보에 고민 빠진 정의당

김윤나영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4일 국회에서 열린 ‘가족구성권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을 만나고 있다. 정의당 제공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4일 국회에서 열린 ‘가족구성권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을 만나고 있다. 정의당 제공

정의당이 심상정 대선 후보의 지지율 답보상태로 고심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일부 신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0%를 넘겼으나, 심 후보 지지율은 여전히 3%대에 머물고 있다. 정의당에선 반전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심 후보 지지율은 3% 내외에서 거의 변동이 없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를 받아 지난달 26~31일 실시해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1%포인트 오른 3%를 기록했다(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1.8%포인트, 3037명 대상,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1.0%포인트 오른 6.6%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정의당 관계자는 “제3지대에 있던 안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율 일부를 흡수하면서 상승세를 타니, 정의당도 다급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정의당이 2030세대에게 아직 확고한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느끼는 실망감을 어떻게 심 후보에 대한 지지로 옮겨올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정의당 내에서는 지지율 답보 외적 요인으로 네거티브 중심의 거대 양당 후보 구도 강화를 꼽는다. 거대 양당의 네거티브 선전으로 정책 경쟁이 실종됐다는 시각이다. 김종민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은 “2017년 대선 때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문재인·안철수·유승민·심상정)가 개혁 정책을 두고 각축전을 벌였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 관심사가 어떤 후보가 더 나쁜가로 쏠리면서 정책 경쟁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TV토론을 회피하는 것도 정의당에는 악재다. 설 연휴 전에 TV토론이 열리지 않으면 심 후보가 토론을 통해 지지율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지율 답보의 내적 요인을 두고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정의당이 미래 의제로 공약한 주4일제나 기후위기 대응이 4050세대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보정당으로서 이 같은 공약은 포기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김 본부장은 “기후위기나 주4일제는 2030세대에게 잠재적 소구력이 높은 의제”라며 “지금 지지율이 안 나온다고 방향을 바꿀 게 아니라, 미래 의제를 토대로 2030세대의 지지를 얻어내고 이를 지렛대 삼아 4050세대의 지지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의 기성정치인 이미지 극복도 과제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4선 의원인 심 후보가 참신한 인물은 아니다”라며 “인물의 참신성이 떨어지는 측면을 어떻게 정책과 비전으로 만회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내 2030세대 청년 정치인을 심 후보 옆에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청년들의 선대위 내 역할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심 후보 혼자 다니는 일정이 많은데, 류호정·장혜영 의원도 지금보다 더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에선 2017년 4월25일 대선 TV토론 당시 ‘심상정의 1분’과 같은 반전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여야 후보들의 동성애 반대 주장에 맞서 심 후보는 한번뿐인 1분짜리 반박 찬스를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데 썼다. 그날 이후로 심 후보에 대한 20대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가 올라갔고, 심 후보는 그해 5월9일 치러진 대선에서 6.2% 득표율을 얻었다. 김 본부장은 “TV토론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직 심상정의 시간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TV토론이 여의치 않다면 유튜브와 같은 다른 매체를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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