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오락가락…포퓰리즘 짙어지는 윤석열

심진용 기자

‘여가부 개편’서 폐지로 변경

주식양도세도 입장 바꿔 “폐지”

“이재명 거짓말” 비판 무색해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말 바꾸기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주식양도소득세 폐지, 여성가족부 폐지 등 굵직한 대선 공약에서 기존 입장을 번복하는 사례가 계속되면서 여론 방향만 좇는 포퓰리즘 행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말 바꾸기를 비판해왔던 국민의힘 입장이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식시장을 살려야 1000만 투자자가 함께 산다”며 주식양도세 폐지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최근 주식시장 위축을 거론하며 “(주식양도세 폐지는) 부자 감세가 아니라 1000만 투자자 살리기”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후보는 전날 SNS에 “주식양도세 폐지” 일곱 글자를 올린 뒤 회견을 열어 주식양도세 전면 폐지를 공약했다. 앞서 주식양도세 도입을 전제로 추진하겠다던 증권거래세 폐지 공약은 한 달 만에 철회했다.

윤 후보가 지난 7일 역시 SNS에서 선언하듯 알린 여가부 폐지 공약도 기존 입장을 뒤집은 사례다. 지난해 10월 윤 후보는 여가부 폐지가 아닌 양성가족평등부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직전 인터뷰 등에서 그는 “어느 부처든 고유의 헌법상 기능이 있다”며 “폐지보다는 제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정부 조직을 개편하거나 규모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후보의 이 같은 입장 선회를 두고 표심만 노린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주식양도세 폐지 공약을 두고 최근 주가 하락 상황에서 소액 투자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10억원 이상 대주주 보유 주식에 대한 양도세까지 폐지하겠다고 하면서 실질적인 혜택은 소액 투자자가 아닌 부자들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해서도 2030세대 남성들 지지를 얻겠다며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작지 않다.

국민의힘은 그간 이재명 후보가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등 현안마다 수시로 입장을 바꾼다고 비판해왔다. 원 정책본부장은 이날 SNS에 ‘이재명의 국민 상대 거짓말’이란 제목으로 이 후보의 말 바꾸기 사례를 18호까지 업데이트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후보가 표 냄새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맡는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그러나 윤 후보의 공약 뒤집기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비판도 무색해졌다.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TV토론을 두고도 말 바꾸기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Today`s HOT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불타는 해리포터 성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