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권 규제자유특구 등 약속”
봉하마을서 균형발전 공약 발표
김종인과 비공개 심야 회동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국가균형발전 구상인 남부 수도권 공약을 발표했다. 세종시 건설로 지역 분권을 실현하려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밝힘으로써 ‘노무현 계승자’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이다. 험지인 부산·경남(PK) 지역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행보로도 해석된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영·호남과 제주를 묶은 남부권을 경제 수도권으로 구축한다는 공약을 밝혔다. 수도권, 충청, 강원, 영남, 호남 등 다섯개 지역을 중부권(수도권·충청·강원)과 남부권(영남·호남·제주) 등 2개의 초광역 단일 경제권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김대중 정부가 수도권 동북아 중심 구상으로 글로벌 선도국가로 비상할 초석을 만들었다면 노무현 정부는 충청권 행정수도로 국토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길을 열었다”며 “두 대통령의 뜻을 창조적으로 계승해 중부권과 남부권이 발전하는 두 바퀴 경제로 반드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남부권에 투자·입주하는 기업에 법인세 추가 감면, 규제자유특구 전면 확대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앞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무릎을 꿇고 흐느끼기도 했다. 참배 후 즉석연설에서 “이곳을 보면 그 참혹했던 순간을 잊어버리기 어렵다”며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꿈은 노무현의 꿈이었고, 문재인의 꿈이고, 저 이재명의 영원한 꿈”이라고 말했다. 또 “자치와 분권, 지역균형발전은 노 전 대통령 꿈이었다. 이재명이 그 꿈을 실천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비공개로 전격 회동했다. 회동은 서울 광화문의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1시간20분여 동안 이뤄졌으며, 코로나19 방역, 서민경제 위기 극복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주말 동안 부산·울산·경남 을 순회하며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봉하마을 방문에 앞서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2029년까지 가덕도신공항 개항,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1시간 생활권 조성 등이 담긴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의 PK 지지율은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 후보는 PK 지역 열세를 타개할 방안을 묻자 “노 전 대통령께서 선거 운동할 때보단 훨씬 나은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무능 프레임’으로 공격했다.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지역 기업인들과 만나 “정치에서 최고책임자의 무능은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 죄악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곽상도 전 의원이 구속된 것에 대해 “‘50억 클럽’ 당사자가 구속됐으면 나머지도 엄벌해야 하는데, (윤 후보가) 검찰을 압박하는 것은 수사를 못하게 막으려는 태도”라며 “대선이 끝나더라도 반드시 특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