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확실 끝장 봐야지’ 하다가…밤 꼴딱 새웠다

이유진 기자

경기지사 초박빙 개표에

새벽 방송사 유튜브 채널

2만명 넘는 접속자 몰려

“보다가 그대로 출근했다”

2일 새벽까지 초박빙의 접전을 벌인 경기지사 선거 개표방송. 연합뉴스

2일 새벽까지 초박빙의 접전을 벌인 경기지사 선거 개표방송. 연합뉴스

“이게 지금 스포츠 중계가 아니라 선거 중계입니다!” 2일 오전 5시58분, 경기도지사 선거 개표 과정을 중계하던 MBC 진행자가 외쳤다.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패배가 예측됐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기 시작한 지 약 26분 만이었다. 개표 방송을 중계하는 방송사 유튜브 채널엔 2만명 넘는 접속자가 몰렸고, 댓글창에는 새벽 시간대가 무색할 정도로 댓글이 빠르게 쌓였다.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역대급’ 대역전극이 펼쳐지자 개표 상황을 지켜본 시민들은 이날 새벽까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투표율은 역대 두 번째로 낮았지만 개표 방송 시청 열기는 지난 3월 대선 못지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민뿐만 아니라 타지역 유권자도 지지 정당의 후보자가 당선되는 것을 보려고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도에 사는 이모씨(28)는 “새벽에 소란스러워서 깨보니 부모님이 안 자고 개표 방송을 시청 중이었다”며 “결국 같이 방송을 보다가 그대로 출근했다. 너무 졸리다”고 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하모씨(34)는 “새벽 2시에 김동연 후보가 김은혜 후보를 1%포인트차로 따라잡는 걸 보고 자다깨다를 반복했고, 5시30분쯤 상황이 역전되면서 잠이 완전히 깨버렸다”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커뮤니티에도 이날 오전 “경기도 선거 개표방송 보느라 새벽 6시에 잤더니 피곤하다” “새벽까지 경기도 개표 현황 보면서 감정, 에너지 소모가 컸다. 어쨌든 일찍 잔 사람들이 승자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키워드 검색 빈도를 0~100으로 나타내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경기도 지사 개표’ 언급량은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 직후에 1에 불과했지만, 이날 오전 3시에는 30, 오전 5시16분에는 64로 꾸준히 상승했다. 후보 간 역전이 발생한 직후인 오전 5시48분에는 최대 수치인 100을 기록했다.

개표방송을 진행한 방송사들 역시 ‘경기도 덕분에 체면을 차렸다’며 안도하는 눈치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경기도 개표 상황에 집중한 새벽 시간대에 2만~3만명대(유튜브 기준) 실시간 시청자를 유지한 건 이례적”이라고 했다.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 등 7개 방송의 이번 개표방송 최고 시청률은 KBS 1TV의 6.2%(닐슨 코리아)를 합쳐 모두 22.3%로 집계됐다. 제20대 대통령선거 때의 방송 7사 개표방송 시청률은 총 29.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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