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세기의 대화’

중재 역할 커진 문 대통령 “마지막 냉전 해체 세계사적 사건”

김지환 기자

귀국길 오른 트럼프와 통화, 회담 성과 공유…청 “성공 환영”

트럼프 “김정은 굳은 의지…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시작하기 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는 장면을 국무위원들과 함께 생중계 화면으로 지켜보며 웃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시작하기 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는 장면을 국무위원들과 함께 생중계 화면으로 지켜보며 웃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6월12일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통화하고 회담 결과를 전달받았다. 북·미 공동성명이 채택됐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많은 과제가 남아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역사적인 북·미 회담의 성공을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하며 환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5월26일 통일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났을 때, 그리고 바로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조심스레 회담의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미국과 남북한이 함께 거둔 위대한 승리이고,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의 진보”라며 “누구도 해내지 못한 위업을 마침내 이뤄낸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 김정은 위원장도 세계를 향해 과감하게 첫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의 주역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갈 것”이라며 “전쟁과 갈등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새 역사를 써갈 것이다. 그 길에 북한과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도 숱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는 뒤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이 담대한 여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20분부터 2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공적인 결실을 맺어 한반도는 물론이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큰 토대를 놓았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북·미 사이의 합의 내용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한·미가 더욱 긴밀하게 협의·공조해나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훌륭한 대화 상대였다. 이번 회담을 통해 둘 사이에 돈독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폐기하기로 약속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뭔가 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를 이륙해 귀국길에 오른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통화를 했다.

특히 북·미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지만 문 대통령의 중재역할은 더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미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시간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포괄적 합의가 깨지지 않고 후속조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북·미를 중재하는 문 대통령의 역할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보수층과 의회의 반대 등에 부딪힐 수 있고, 북한도 미국의 행보에 따라 비핵화에 소극적인 태도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 북·미 공동성명 추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조건 속에서 후속조치가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상황에 개입해야 할 숙제가 문 대통령에게 주어졌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담대한 여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이 중재역을 다짐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정세의 ‘운전자’ 역할을 잘했다면 앞으로는 ‘촉진자’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면서 “(공동성명이) 잘 작동하도록 기름 치고 점검하고 굴러가도록 힘껏 돕는 일이 문재인 정부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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