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D-3

남북 → 한·미 → 북·미 ‘두번째 릴레이’…비핵화 완주 길 열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경협 대신 군사적 긴장완화 앞세워

진전 없는 ‘북 비핵화’ 동력 살리고 2차 북·미

대화에 탄력 주기 목표

“1라운드보다 어려울 것” 전망도

평양에서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3차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한·미,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남·북·미 정상 간의 소통 2라운드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실시한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초청간담회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의 목표에 대해 “하나는 우리 남북관계를 개선·발전시켜 나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를 중재하고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월 1차 남북정상회담의 목표와 거의 비슷하다.

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다시 한번 명확히 드러나기를 원하고 있다. 이달 말 뉴욕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그 결과를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미대화가 재개돼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북·미 간 대화의 접점을 찾고 비핵화를 진전시켜 동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한반도 평화구축 작업에 탄력을 주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북·미대화와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음으로써 남북관계를 속도감 있게 발전시켜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지금까지 거쳐왔던 남·북·미 정상 간 대화 과정을 다시 한번 되밟아 동력을 살려나가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연동될 수밖에 없는 남북경협 부분을 뒤로 미루고 군사적 긴장완화와 ‘비핵화 실천 방안’ 등을 주요 의제로 내세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평양을 방문했던 정부 특별사절단에 미국이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북한은 핵실험장, 미사일 발사장 폐기에 이어 한국전 미군 유해 송환 등 ‘북한이 할 바’를 다 했음에도 미국은 신뢰구축을 위한 첫번째 단계인 종전선언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싱가포르 합의가 ‘좋은 합의’라는 자화자찬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실제적으론 현재 북·미 협상이 흘러가는 방향은 자신이 원하던 그림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전격 취소시킨 것은 이 같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 사정에 밝은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합의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북·미 정상 간 직접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미 정상 간 소통 2라운드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문제가 되고 있는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조치의 교환은 기본적으로 북·미 간 사안이어서 남북정상회담에서 해결책을 논의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북·미가 이 부분에서 현격한 입장 차이를 이미 확인한 상황이어서 정상 간 대화가 한번 더 이뤄진다고 해도 인식 차이를 좁히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올해 초부터 관련국 정상들의 파격적인 결정이 이어지면서 대화국면 조성에 성공했지만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준비돼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며 “남·북·미 정상 간 대화 2라운드가 시작된다고 해도 1라운드 때보다 훨씬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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