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 ‘위원장’ 호칭…“북, 고농축 우라늄 상당량 보유” 평가

정희완 기자

문재인 정부 첫 국방백서, 달라진 한반도 정세 대폭 반영

킬체인·대량응징체계 대신 전략적 타격체계 용어 등장

“북, 암살 전담 특수부대 창설”…부록까지 실렸던 ‘사드’ 삭제

김정은에 ‘위원장’ 호칭…“북, 고농축 우라늄 상당량 보유” 평가

국방부가 15일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개선된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대폭 반영됐다. 이전 백서와 달리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았고, ‘김정은’으로만 표현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표기했다.

다만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0여㎏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농축 우라늄(HEU)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며 직접적으로 북한을 ‘적’이라 명시하지 않은 점이다.

2016년 국방백서는 북한의 위협이 지속되는 것을 전제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했다. 국방부는 “이번 백서에서 ‘적’ 표현은 북한 위협뿐만 아니라 점증하고 있는 잠재적 위협과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기술한 것”이라고 했다.

국방백서를 발행하는 다른 국가들도 특정 국가를 직설적으로 지목하며 ‘적’이라 표현하지 않고, 구체적인 사안과 행위를 들어 ‘위협’으로 기술하고 있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백서에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의 적’이라는 표현은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등장과 삭제가 반복된 바 있다. 1994년 3월 북측이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하자 1995년 백서에는 처음 ‘북한은 주적’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후 2000년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자 2004년 백서에서 주적 표현이 삭제되고 ‘북한의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대체됐다. 그러다 2010년 천안함 피격 및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을 계기로, 그해 백서에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표기했다. 북한을 대화 상대로 본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 백서에는 북한이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 감행한 점을 고려한 듯 ‘김정은’이라고만 표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해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공동 식수를 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도 백서에 실렸다.

백서에서는 ‘킬체인·대량응징보복체계’란 용어를 대신해 ‘전략적 타격체계’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백서는 2016년과 같이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50여㎏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2년 전 백서에는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도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만 했다.

또 북한이 2017년 시험발사한 화성14·15형과 같은 사거리 5000㎞ 이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개 종류도 새롭게 실렸다.

북한군의 병력과 재래식 전력도 한국군보다 양적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군의 상비병력은 59만9000여명이고, 북한군은 128만여명으로 북한군이 2배 많다. 또 전차와 야포, 다연장로켓, 전투함정, 전투임무기 등도 북한이 한국군보다 많은 수를 보유하고 있다.

또 요인 암살 작전을 전담하는 특수작전대대가 창설됐으며, 특수전 부대의 위상 강화를 위해 ‘특수작전군’을 별도의 군종으로 편성했다고 백서는 전했다.

2016년 백서에서 특별부록까지 실리며 상세하게 기술됐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설명은 빠졌다. 사드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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