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발사 ‘초읽기’…북·미 긴장 고조

김유진·박은경 기자

핵실험 풍계리 갱도 복구 징후도

앞서 두 차례 미사일 발사 두고

한·미 “ICBM 성능 실험용”

이례적 분석 결과 공개 ‘경고’

윤석열 당선인, 난제 직면

김정은 위원장, ICBM 발사 가능한 서해위성발사장 시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 ICBM 발사 가능한 서해위성발사장 시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 교체기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복구하려는 징후도 포착됐다. 한·미 동맹 강화와 대북 강경 입장을 밝힌 윤석열 당선인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한반도 위기를 풀어야 할 과제를 받아들게 됐다.

한국과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11일 “새로 개발한 ICBM의 최대 사거리 시험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실험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10일(현지시간) 전화브리핑에서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새로운 ICBM 시스템과 연관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목적을 ‘정찰위성 개발’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ICBM 발사를 우주 활동으로 위장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미 본토를 겨냥한 ICBM 발사를 감행하면 북·미 간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ICBM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 파기이고, 미국에 즉각적인 안보 위협을 제기하는 사안이라 미국도 강력 대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대북 외교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 및 관련국들의 대응 초점은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한 제재·압박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정박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는 신미국안보센터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에 대한 우리의 열망이 우리가 북한의 나쁜 행동을 지적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11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인물, 기관, 제3국 기업 등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한 배경을 두고, 한국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 벌이는 북한 도발에 사전경고를 보낸 것이자 대북 압박 공조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고위 당국자는 “전략적 위험 감소를 우선하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추가 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정보를 공개하고 다른 동맹 및 파트너와 공유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보인 행보와도 유사하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일부 갱도를 복구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국방부는 “최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2018년 5월24일 폭파했던 갱도 중 일부의 복구로 추정되는 불상 활동이 식별됐다”며 “한·미 당국은 긴밀한 협조하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18년 4월 핵실험 및 ICBM 발사 유예를 결정하고 다음달 일부 갱도를 폭파했으나, 지난 1월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모라토리엄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2018년 4월 이후 3년10개월여 만에 핵실험·ICBM 발사 유예 선언 파기 수순으로 접어들면서 한반도 정세는 북한의 도발→추가 대북 제재와 한·미 대비태세·확장억제 강화→북한 반발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져들 가능성이 커졌다.

바이든 정부가 유럽과 동북아시아 두 지역에서 동시에 위기를 맞닥뜨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새 ICBM 등장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동시에 직면한 국가 안보상 도전들이 늘어났다”면서 “이 도전들 중 적어도 두 개가 예측 불가능한 독재자들의 손에 든 핵무기와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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