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 사정권 ‘괴물 ICBM’…북한 발표 맞다면 가장 높이 난 것

박은경 기자

위력 드러낸 북 ‘화성-17’

시험발사 전 과정 지도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지도하기 위해 발사 현장에 나와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왼쪽),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오른쪽)과 걸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 일행 뒤편에 화성-17형 미사일이 트럭 위에 실려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시험발사 전 과정 지도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지도하기 위해 발사 현장에 나와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왼쪽),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오른쪽)과 걸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 일행 뒤편에 화성-17형 미사일이 트럭 위에 실려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최대 사거리 1만5000km 이상”
동체 길이도 세계서 가장 길어
군 당국 “사진만 17형일 수도”
실제 발사는 화성-15형 가능성

북한이 발사했다고 밝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화한다. 2017년 발사한 ‘화성-15형’에 비해 비행고도와 사거리, 비행시간이 진화한 ‘괴물급 ICBM’으로 기술의 진일보를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4일 발사한 ICBM이 최대 정점고도 6248.5㎞까지 상승했고, 거리 1090㎞를 4052초(67분)간 비행해 북한 동해 공해상의 예정 수역에 정확히 탄착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한국 군당국이 전날 탐지한 정보(고도 약 6200㎞, 비행거리 1080㎞)와 거의 일치한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는 2017년 11월 ‘화성-15형’ 이후 4년4개월여 만이다. 당시 정점고도 4475㎞, 비행거리 960㎞로 53분간 비행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고도는 1770㎞ 상승하고, 비행거리도 140㎞ 늘었다. 고각 발사를 했기 때문이지만 6200㎞ 이상 치솟은 것은 북한이 쏜 발사체 중 가장 높이 올라간 것이다.

이번에 발사한 화성-17형은 사거리 1만3000㎞의 화성-15형보다 진화된 형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탄두 중량을 1t으로 한다면 (화성-17형의) 최대 사거리는 1만5000㎞ 이상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본토 전역뿐 아니라 주요 대륙이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

화성-17형은 2020년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했다. 화성-15형보다 직경과 길이가 커지고 다탄두 형상을 지녀 ‘괴물 ICBM’으로 불린다. 길이는 화성-15형(21m)보다 긴 22~24m가량으로 추정된다. ICBM 길이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 화성-17형은 3단 엔진으로 구성됐는데, 1단에는 액체연료를 쓰는 백두산 트윈 엔진 2세트(4기)를 클러스터링(결합)해 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개된 사진에서도 엔진 4기가 확인됐다.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화성-17형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다. TEL은 정찰위성 등을 통해 용이하게 감시할 수 있는 고정식 발사대와 달리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 한·미가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다.

ICBM은 발사 후 우주 공간에서 탄두가 들어 있는 후추진체(PBV)를 분리하는데 이때 PBV에 달린 로켓이 점화돼 탄두를 원하는 목표지점 상공까지 운반해야 한다. PBV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음속의 20배 이상, 1만도의 고온을 견뎌야 하는데, 북한이 후추진체 기술을 개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ICBM 핵심 기술인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성공 여부도 미지수다.

북한이 ‘화성-17형’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군과 정보당국 등은 북한이 실제로는 화성-15형을 쐈지만, 기존 화성-17형 발사했을 때 모습을 담은 사진을 발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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