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석상 자취 감춘 시기에
감염됐다 회복했을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코로나19에 걸렸음을 시사하는 발언이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으로부터 나왔다.
김 부부장은 지난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 연설에서 “이 방역 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이 발언은 북한에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점에 김 위원장도 ‘유열자(발열자)’였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정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증상이 통상 1주일 정도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일주일 이상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시기에 코로나19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2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에 참가한 학생·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열흘 동안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은 5월12일 “4월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전국적 범위에서 폭발적으로 전파 확대돼 짧은 기간에 35만명의 유열자가 나왔다”면서 북한 전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음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5월29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에 참석한 뒤에도 열흘 동안, 지난달 8일 당 생활지도 간부 특별강습회 참석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일정 이후 20일 가까이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수차례에 걸친 한·미의 백신 지원 제의에 응하지 않았고 코백스(국제 백신 공동 구입 프로젝트)의 백신 제공도 거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코로나19 감염 여부과 관련, “공식적으로 확인해드릴 만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