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李지지율 하락 정연주 탓”

김금수 KBS 이사장 만나 사퇴 압력

정부가 KBS 사장 교체를 위해 내주부터 감사원을 통해 KBS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KBS 이사장을 만나 정연주 KBS 사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또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EBS에 전화를 걸어 광우병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 결방을 유도하는 등 정부의 ‘방송 장악’이 표면화되고 있다.

16일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오는 21일 감사원이 국민행동본부 등 3개 보수시민단체가 제출한 KBS의 부실경영과 편파방송 등에 대한 국민감사 청구를 수용, 그동안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반대해온 KBS 특별감사를 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KBS와 PD저널에 따르면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 12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대학 동기인 김금수 KBS 이사장을 만나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정연주 사장이 물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퇴를 압박했다. 아울러 KBS 이사회(이사 11명)의 친여 성향 이사 5명이 정 사장에 대한 ‘사퇴 권고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신태섭 비상임이사(동의대 교수) 등 반대파 이사 6명에 대한 개별 회유와 압박도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

신 이사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내가 속한 대학의 총장께서 ‘감독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의 압력이 심한데, 신 교수가 KBS 이사직을 고수하면 우리 대학이 많은 불이익을 받을 것 같다. 사퇴하지 않으면 징계할 수밖에 없다’고 직접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의대 강창석 총장은 “학교의 허락없이 사외이사 활동을 하고 있어 KBS 이사직을 그만두라고 한 것이지 정부의 압력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또 지난 14일 EBS에 압력을 넣어 광우병 문제를 다룬 ‘지식채널e-17년 그후’가 결방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EBS 측은 “감사원에서 파견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직원이 EBS 감사팀에 전화한 뒤 EBS 차만순 부사장과 정모 제작본부장이 방송을 하지 못하겠다고 밝혀 예정된 방송이 결방됐다”고 밝혔다.

‘17년 그후’란 프로그램은 영국의 존 검머 농수산식품부 장관이 자신의 딸과 함께 BBC 뉴스에 출연해 “저도 아이들과 함께 쇠고기를 먹을 것”이라며 쇠고기의 안전성을 주장했지만 바로 ‘17년 후’ 장관 친구의 딸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한 것을 목격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담당 김진혁 프로듀서는 “결방 사태에 대해 제작진과 노조가 항의해 하루 뒤인 15일에서야 해당 프로그램이 방영됐다”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다음주 중 외부인사 4명, 내부인사 3명으로 구성된 ‘국민감사청구 심사위원회’를 열겠지만 아직 KBS에 대한 감사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김정섭·안홍욱·이용욱기자 ak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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