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출소 전날… MB, 측근과 회동

유정인 기자

‘사자방 국조’ 대응 논의 주목

이명박 정부 실세로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54)이 13일 만기 출소했다.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 등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높아지고 있는 ‘불편한’ 시기에 이뤄진 복귀다. 또 미묘한 시점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이 만찬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박 전 차관은 이날 0시 서울 천왕동 남부교도소에서 복역을 마치고 출소했다. 민간인 불법사찰, 원전비리 등에 연루된 혐의로 선고받은 2년6월의 형기를 다 채운 것이다.

<b>말 아끼는 ‘왕차관’</b> 민간인 불법사찰 지시와 원전 비리 등 혐의로 2년6개월의 수감 생활을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13일 출소해 서울 남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말 아끼는 ‘왕차관’ 민간인 불법사찰 지시와 원전 비리 등 혐의로 2년6개월의 수감 생활을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13일 출소해 서울 남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박 전 차관은 자정을 조금 넘은 시각 교도소 정문을 빠져나왔다. 푸른색 와이셔츠와 양복차림에 머리카락은 희끗희끗하게 셌다. 옆구리에는 서류봉투와 성경책, 기독교 관련 서적 등 책 2권을 끼고 있었다. 박 전 차관은 교도관과 악수를 나눈 뒤 가족, 지인들과 포옹하며 인사를 전했다.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대한 입장과 거취를 묻는 취재진에겐 “재판 중이기 때문에 양해해 달라”고 짤막하게 답한 뒤 미리 준비된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박 전 차관은 복귀 이후 초반부터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새정치민주연합은 자원외교 사업 선봉에 섰던 박 전 차관을 이 전 대통령, 이상득 전 의원 등과 함께 ‘자원외교 5인방’으로 지목하고 국조 청문회 증인 채택과 검찰 수사를 요구 중이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박 전 차관이 그간 얼마나 많은 비리에 연루됐는지 다시 수사선상에 올라야 한다”며 “(박 전 차관은) 지금이라도 막대한 국민 혈세를 낭비한 대국민 사기행각을 사죄하라”고 말했다.

야당이 자원외교 국조 추진에 잰걸음을 보이면서 이 전 대통령 측 움직임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경기 하남시 한 식당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 출신 측근 10여명과 만찬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 등 이 전 대통령이 주요 ‘치적’으로 삼는 사업들의 국정조사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이 자연스럽게 논의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당시 일하던 분들끼리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이 있는데 오랜만에 보자고 해서 이번엔 대통령까지 모시고 식사한 것”이라며 “(국정조사 대응) 얘기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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