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작년 ‘두바이 4조 인천 유치’…안종범, 오류 알고도 은폐

강진구·최미랑 기자

순방 동행 유정복 시장 발표에

쌍용건설 “ICD 무관” 불구 방치

정상외교 개입 최순실 연루 주목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당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인천 검단신도시 프로젝트에 두바이투자청(ICD)으로부터 대규모 외자를 유치했다는 인천시 발표가 중대 오류인 것을 보고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최대 국부펀드인 ICD로부터 4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도자료를 발표한 다음날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두바이투자청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업’이라고 알렸지만 사업을 강행한 것이다. 그 후 인천시와 인천도시개발공사는 부지매입비로 4조원을 지불하고도 두바이로부터 돈을 끌어오는 데 실패해 1년8개월간 공사 지연에 따른 이자 1000억원만 날리게 됐다.

쌍용건설 고위 임원 ㄱ씨는 15일 “(지난해 3월4일) 박 대통령 중동 순방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김 회장이 안 전 수석을 찾아가 검단신도시 투자계획은 두바이투자청과 상관없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건설을 인수한 두바이투자청은 왕족들이 175조원의 자산을 운영하는 UAE 최대 국부펀드”라며 “반면 인천시가 협상을 진행한 두바이스마트시티는 ICD보다 규모도 작고 파키스탄인이 최고경영자로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하루 전날(3월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두바이투자청으로부터 인천 검단신도시에 36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하기로 투자의향서를 전달받았다”며 “(2015년) 2월 초 두바이투자청의 투자의향을 공식 접수하고 청와대와 지속적인 협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인천시가 4조원대 투자프로젝트를 수행할 능력이 의문시되는 두바이스마트시티를 두바이투자청으로 믿고 있었던 셈이다. ㄱ씨는 “당시 김 회장이 ‘투자주체는 두바이투자청과 전혀 무관하고 정통성이 없다’고 알려주자 안 전 수석은 ‘어제 얘기해주지. 이제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며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양해각서를 체결한 인천시와 두바이스마트시티는 자금동원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결국 지난달 최종협상이 결렬됐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외자유치 무산은 2014년 8월 안 전 수석이 UAE를 방문하고 최순실씨도 정상외교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돼 특검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조동암 경제정무부시장은 “두바이스마트시티도 두바이 왕이 만든 회사”라며 “ICD인지 아닌지보다 두바이에서 온 사람들과 협상을 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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