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개인정보 일치’ 등 경찰 증거에 이재명 “지록위마”

최인진 기자

이재명 지사, 경찰 조사 결과에 조목조목 반박

같은 사진 10분 간격 공유…“아내의 카스 볼 수 있는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

휴대전화 교체시기 일치…“2016년엔 인증 없이도 계정 만들 수 있었다”

‘트위터 개인정보 일치’ 등 경찰 증거에 이재명 “지록위마”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인사를 겨냥해 비난과 막말을 서슴지 않았던 ‘혜경궁 김씨’ 계정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는 경찰의 결론이 나오면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지난 7개월간 문제의 트위터 계정주를 확인하기 위해 법원에서 30회에 걸쳐 압수수색영장과 통신 허가서를 발부받아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토대로 2013년 초부터 올라온 해당 트위터의 글 4만여건을 분석한 데 이어 김씨를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해당 계정 소유주가 성남에 거주하는 여성으로 ㅅ대에서 음악을 전공했고 아들이 군대에 가 있다는 점이 김씨와 일치했으며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와 e메일 아이디가 비슷한 점도 확인했다.

경찰은 트위터 글 아래에 ‘안드로이드폰에서 작성된 글’이라고 찍힌 부분이 2016년 7월 중순부터 ‘아이폰에서 작성된 글’로 바뀐 점을 찾아내고 김씨가 비슷한 시기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을 밝혀냈다.

2014년 1월15일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 지사의 대학 입학 사진이 10분 만에 해당 계정에 올라왔고 다시 10분 후 이 지사의 트위터에 올라온 것도 찾아냈다. 2013년 5월18일 이 지사가 트위터에 올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의 사진이 다음날 낮 12시47분 해당 트위터와 오후 1시 김씨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것도 확인했다. 경찰은 다수 확보한 이와 유사한 사례를 바탕으로 문제의 계정 소유주가 김씨라고 판단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황과 의심만으로 기소하는 것”이라며 경찰 수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지사는 “트위터 계정주는 아내 카카오스토리를 볼 수 있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일 수 있다”며 “아내가 공유한 사진을 트위터 계정이 받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애써 외면한 채 ‘트위터가 처음 사진을 공유했다’는 거짓 가정하에 ‘사진 주인이 트위터 계정주’라고 단정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트위터 계정이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변경한 시점이 같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계정이 만들어진 2016년 당시 인증 절차 없이 계정 생성이 가능해 다른 사람의 e메일과 전화번호만 알면 얼마든지 계정을 만들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누군가 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계정을 만들고 사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 지사는 해당 계정주가 ‘아들을 둔 음악 전공 성남 여성’이기 때문에 김씨의 약력과 일치한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 지사는 “경찰 주장대로라면 아내는 아직 성남 산 지 30년이 안됐는데 (트위터 계정주는) 성남 산 지 30년이라 했으니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록위마’라는 사자성어를 거론한 뒤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라며 결백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주말과 휴일 모두 집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들은 검찰의 기소 판단과 재판 등의 절차에서 더 많은 정치적 화제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 트위터 계정이 겨냥하는 ‘핵심 목표물’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 지사가 속한 민주당이기 때문이다. 해당 계정은 ‘정의를 위하여’라는 문패를 달고 2013년부터 활동했다. 2016년 12월 이 지사가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설 당시 “문재인이나 와이프나… 생각이 없어요. 생각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소원이냐? 미친 달레반들” 등의 글을 올리며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경기지사 선거를 앞두고는 같은 당 경쟁자이던 최성 전 고양시장을 향해 “문돗개” “문따까리”라고 폄하하고 전해철 의원을 겨냥해서는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떻고요?”라고 비난하는 등 이 지사와 상대하는 인물이라면 당 내외를 가리지 않고 공격했다. 이때 누리꾼들이 댓글로 이 지사의 부인 김씨와 연결지으면서 문제의 계정 ‘정의를 위하여’는 혜경궁 김씨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세월호를 공격의 도구로 삼은 막말은 이 지사 지지자들을 제외한 사실상 진보진영 전체와 등을 돌리게 됐다.

해당 계정은 이 지사를 비판한 누리꾼들에게 “네 가족이 꼭 제2의 세월호 타서 유족 되길 학수고대할게”라는 등의 막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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