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원순 피해자 손편지 공개에 “진영논리 무섭고 지긋지긋”

심진용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와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손편지를 공개한 것에 대해 “삐뚤어진 채 굳어버린, 진영에 대한 맹신이 인간을 얼마나 무모하게 만들 수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권 진영에 속한 한 대학교수가 전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 손편지를 공개하여 사실상 2차가해 행위를 저질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손편지 내용이 피해자답지 않다는 주장은, 지난 수십 년간 피해자다움의 여부를 처벌의 기준으로 삼는 바람에 법의 심판을 비켜간 수 많은 성범죄자들을 옹호했던 주장”이라면서 “자기편 비리는 감추고 두둔해서 합리화시키려는 진영논리가 참으로 무섭고 지긋지긋하다”고 적었다. 이어 “끼리끼리 밀어주고 감싸주는 전근대적 패거리 문화가 우리 정치를 피폐하게 만들고 한국사회를 분열로 몰아갔다”며 “조국 사태와 이 정권 고위 공직자들의 부도덕함과 부조리에서 보듯이, 그들만의 내로남불 반칙과 특권으로 사익을 추구하며 우리 사회를 병들게 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김모 교수는 진영논리에 함몰돼 정의와 상식에 반하는 무분별한 추가 가해 행위를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면서 “피해자를 마녀로 몰아 가해자의 조작된 신화를 지키려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 전 비서관은 지난 23일 SNS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2016~2018년 박 전 시장에게 쓴 편지 3통을 공개했다. 김 교수도 자신의 SNS에 같은 내용의 편지를 올리면서 피해자의 실명도 잠시 노출했다. 김 교수는 25일 실명 노출 등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글을 올리면서 “(지난 9월) 귀하에게 그간 겪었을 고통을 공감하면서 질문이 담긴 편지를 공개서한형식으로 SNS 상에 게시한 바 있다”며 “그 공개서한에 담긴 질문마저도 2차 가해가 된다면 공인의 성추행 혐의에 대한 사회적 고발에 따른 한 시민의 권리가 묵살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이어 “손편지 공개 또한 그런 취지의 일이었다”면서 “4년 간의 지속적인 성추행 고통과 이를 어떻게 피하고 싶은 마음 VS 박원순 시장에 대한 존경 그리고 애틋한 심정 사이에서 일반 시민으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간극이 존재하고 있다고 여겼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실명이 노출된 것에 대해서는 “저는 한쪽 눈만 보이는 사람이다. 보이는 시력 쪽도 대단히 나빠 사실 자료 구별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실수’라고 해명했다.

안 대표는 이와 같은 해명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감정까지 섬세하게 들여다볼 정도로 몰입해서 한 자 한 자 읽었으면서, 피해자의 이름은 눈에 안 들어왔다는 말을 믿으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김 교수가 손편지를 공개한 취지라고 설명한 부분에 대해서도 “해괴한 논리”라고 일축했다. 안 대표는 “가해자는 공인이지만 피해자는 공인이 아니다”면서 “가해자들에게는 침묵하고 피해자에게만 답변을 강요하는 것이 어떻게 시민의 권리가 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Today`s HOT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불타는 해리포터 성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