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1주일’…예상과는 다른 ‘반대로 행보’

박순봉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취임 후 한 주는 ‘반대로 행보’로 요약할 수 있다. 경선 과정에서 경쟁 후보들이 내놓았던 우려와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인사에서 철저히 비유승민계를 기용해 ‘유승민계 논란’을 불식시켰고, 지명직 최고위원 후보도 여성을 거론하면서 ‘젠더 논란’도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당내 장악력이 약한 ‘0선 대표’의 한계를 인식해 반발이나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20일 취임 후 첫 주를 분주하게 보냈다. 지난 11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뒤 14일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 14일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국립현충원을 찾고, 한 주 동안 호남을 2번 방문하는 등 중도층을 겨냥한 이례적 행보도 보였다. 하지만 당직 인사 및 발언 등을 보면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자신에게 제기된 논란을 지워나가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20일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모여라’ 행사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1.6.20  [국회사진기자단]

20일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모여라’ 행사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1.6.20 [국회사진기자단]

당직 인선에선 유승민계를 배제시켰다. 사무총장에 한기호 의원을 임명하고, 정책위의장에 김도읍 의원을 지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사무총장과 김 정책위의장 모두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다. 서범수 비서실장, 황보승희 수석대변인 역시 유승민계로 분류되지 않는다. 한 유승민계 중진 의원은 기자에게 “이 대표가 제안할 일도 없고, 우리도 제안이 와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 논란을 의식한 것이다.

지명직 최고위원에 여성을 임명하겠다는 의지도 당선 직후 밝혔다. 이미 최고위원 4명 중 3명이 여성인 상황이지만,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여성을 임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젠더 논란’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다. 일부 경쟁 후보가 제기했던 ‘싸움닭’ 이미지도 벗어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첫 최고위원회의 때 조수진, 김재원 최고위원이 비서실장 및 수석대변인 임명 과정에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비판하자 이 대표는 “진심 어린 우려”라며 보듬는 자세를 취했다. 관례적으로 비서실장이나 수석대변인은 당 대표가 임명을 해왔고, 이 대표가 단일지도체제로 선발된 만큼 명분도 있었으나 반박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당내 반발이나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일 태영호 의원과 함께 서울 강남역에서 ‘이준석 대표에게 말하고 싶다면 다 모여’ 행사를 했다. 이 대표는 이날도 백팩을 메고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기도 했다. 태 의원도 야구 모자를 뒤로 쓰고 백팩을 메고 나왔다. 청년 이미지와 소통 행보를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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