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29~30일 나토 회의 참석… 한일정상회담 성사될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은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한 달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취임 후 다자 외교무대 첫 등판이다. 회의 기간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계획을 알리며 “가치와 규범을 토대로 한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나라 역할을 확대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30개 동맹국(회원국)과 파트너국 간 회의 세션에 참석한다. 나토는 1949년 발족한 미국·유럽의 집단안보체제로, 한국은 8개 파트너국 중 하나이다. 파트너국은 회원국은 아니지만 훈련 동참·정보교환 등 나토와 협력 관계인 나라들을 말한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호주·뉴질랜드·스웨덴·핀란드·우크라이나·조지아 등 8개국이 나토 파트너국이다.

이번 회의는 윤 대통령이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제2차 글로벌 코로나19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이 회의는 화상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 기간 유럽 주요국을 중심으로 다수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두번째 양자 회담도 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사이의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예민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확인해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회견에서 회담과 관련해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는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한국 측과 긴밀히 의사소통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 판결 등 과거사 현안에 대한 해법이 먼저 가닥이 잡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물론 내달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일본도 국내 여론 때문에 섣부른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기시다 총리도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쪽으로 조율 중”이라며 “일본 측은 정치적 위험을 내포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담 성사 여부를 놓고 양국은 막판까지 조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오는 12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한다. 박 장관은 미국 방문 직후 일본을 찾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회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일 정상회담 혹은 한·미·일 정상회담을 위한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규탄과 중국의 글로벌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이 핵심 의제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외교적 부담이 작지 않다. 파트너국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우크라이나 측과의 양자회담이 성사될 것인지도 또다른 관심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아직은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윤석열 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