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임기 내 수도권매립지 사용 반드시 종료”

박준철 기자

인천시장 당선인 인터뷰

지난 14일 인천 송도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당선인 사무실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앞으로의 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유 당선인 인수위 제공

지난 14일 인천 송도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당선인 사무실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앞으로의 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유 당선인 인수위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64)이 7월부터 4년간 인천시정을 이끈다. 유 당선인은 앞서 2014년부터 2018년 인천시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이 재선이다.

유 당선인은 지난 14일 인천 송도 G-타워 32층에 마련된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당선인’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유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취임 이후 어떻게 인천을 이끌어 갈 것인지를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 특히 “4년 전 인천시장 선거에서 떨어진 뒤 기업 등에서 사외이사와 고문 등을 제의했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그동안 혼자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녔고, 시장에서 상인들과 막걸리를 마시면서 허심탄회한 얘기를 들었다. 이제 인천의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깨달은 만큼, 모든 경험들을 인천시민을 위해 쏟겠다”고 말했다.

유 당선인은 이번 인천시장 선거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된 수도권매립지에 대해 “반드시 임기(2022∼2026) 안에 사용을 종료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제물포 등 원도심 활성화 통해 지역 균형 발전 이룰 것”


다음은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 시민들이 유 당선인을 선택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도덕성과 정책 등을 보고, 일 잘하는 시장으로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8년 전 민선 6기 시장을 하면서 부채 3조4000억원을 갚아 ‘빚더미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했다. 또 영종∼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 사업 확정과 서울지하철 7호선의 청라국제도시 연장, 경인고속도로의 일반도로 전환, 문학산 정상 개방 등 숱한 난제를 해결했다. 인천발 KTX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뮤지엄 파크 추진으로 인천 발전도 앞당겼다. 집권여당 후보로서 윤석열 대통령과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주요 현안이나 발전 방안을 적기에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했을 것이다.”

- 앞서 인천시정 4년을 이끈 박남춘 현 시장을 평가한다면.

“민선 6기 때는 하루 자고나면 이자만 12억원을 물어야 하는 빚더미 인천, 부실 덩어리 인천을 떠맡아 그야말로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빚을 갚고, 해묵은 과제를 다 풀어 인천이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 그러나 박남춘 시장은 앞서 시장을 역임했던 ‘유정복 지우기’를 했다. 그래서 (선거 기간 중) 박 시장의 4년은 인천의 정체와 퇴행이라고 판단해 ‘잃어버린 4년’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시민들과 만나지 않았고 소통하지 않았다. 2019년 ‘붉은 수돗물’ 사태가 벌어졌을때 현장에 달려가지 않고, 18일 만에 시민 앞에 나타난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 민선 8기 인천시정 방향은.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를 통해 앞으로 시행할 균형발전·문화예술·복지 등 10개 중점 과제와 118개의 공약을 마련했다. 현 박남춘 시정부의 업무보고와 협의 등을 거쳐 공약을 최종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공약들은 시민에게 미래의 희망을 드리고 지역 발전을 앞당기게 될 내용들이다. 민선 8기는 원도심과 신도시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조화로운 ‘균형’과 미래로 가기 위한 ‘창조’, 그리고 시민들에게 진정성과 배려로 시민의 친구가 될 수 있는 ‘소통’을 핵심으로 했다.”

- 공약 1호가 ‘제물포 르네상스’인데.

“인천 발전에 가장 중요한 건 원도심 활성화이다. ‘제물포 르네상스’는 해양수산부 소유 내항 일대 182만㎡의 소유권을 확보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 이곳에 역사·문화·해양관광·레저·문화 중심의 ‘하버시티’를 조성하는 것이다. 1980년대 인천의 중심지였지만, 현재는 쇠락한 중구와 동구 등에 청년 창업공간 등 앵커시설도 유치해 원도심을 되살려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내항 소유권을 갖고 있어 사업 실현까지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회피하지 않고 정부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 뉴홍콩시티 건설과 GTX(수도권광역급행열차)-D, GTX-E, 인천지하철 3호선 등 추진 계획은.

“뉴홍콩시티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개념이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은 인천에서도 할 수 있다. 규제도 풀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다국적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 유엔 등 국제기구 유치를 통해 일자리 60만개와 청년 10만 창업을 일궈내 인천을 글로벌 중심 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이다. 세계 초일류도시 조성을 위한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추진전략과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계획하고 있다. GTX-D·E, 인천도시철도 순환 3호선 등은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했던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긴밀한 협의 등을 통해 반드시 추진하겠다.”

지난 14일 인천 송도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당선인 사무실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앞으로의 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유 당선인 인수위 제공

지난 14일 인천 송도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당선인 사무실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앞으로의 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유 당선인 인수위 제공

“수도권매립지, 서울시·경기도·환경부 4자 협의체 재추진”


- 이번 선거의 핫 이슈도 수도권매립지 종료였다. 수도권매립지가 있는 서구 주민들도 이번 선거에서 박 시장(46%)보다 유 당선인(49%)에게 표를 더 줬다.

“4년 전부터 제가 인천시장이었다면 이미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마무리됐을 것이다. 민선 7기 인천시정이 퇴행시킨 것을 정상화시키는 부분부터 출발해야 한다. 내가 시장이었던 2015년 4자 합의 당사자인 서울시와 경기도, 환경부와 협의를 조속히 추진하겠다. 4자 합의대로 대체매립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경기도, 환경부에 압박했어야 했다. 그리고 4자 합의에 따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도 인천시로 이전했어야 했다. 박 시장은 4자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자체매립지 조성을 추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체매립지 확보를 공약으로 밝혔고, 환경부도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취임 이후 대체매립지 확보를 위한 논의를 본격화 할 수 있도록 인수위에서 주요 현안과제로 다루고 있다. 임기 내에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반드시 종료하겠다.”

- 서울·경기·환경부 등 3자가 추진한 대체매립지 공모가 2차례 무산됐다. 서울시는 대체매립지는 물론 소각장 건설도 못하고 있다.

“2014년과 2015년에 정말 힘들게 4자 합의를 이끌어 냈고, 결국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도록 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것을 이행하지 않아 이렇게 어렵게 됐다. 4자 협의체를 다시 가동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 환경부가 보고한 대체매립지 후보지를 바탕으로 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에 인천시장으로서 할 수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

- 현 박남춘 시장이 추진한 자체매립지는 어떻게 되는가.

“박 시장이 추진했던 영흥도 자체매립지는 대체매립지가 마련되면 다른 활용 방안을 강구하겠다.(박 시장은 유 당선인의 4자 합의에 의한 대체매립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지난해 4월 옹진군 영흥도에 자체매립지를 추진했었다)”

- 인천시청 신청사 등도 재추진할 것인지.

“인천시 공무원들이 오피스텔 신관에서 근무하고, 엘리베이터 대기시간 등 많은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시청사 신축을 바란다는 얘기를 들었다.인천시청 운동장을 활용한 청사신축 방안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 지역화폐인 인천 e음 캐시백 10%는 예산 부족으로 축소된다는데.

“현안보고에서 인천시가 e음카드 사용액의 10%를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캐시백이 국비지원 감소와 발행액 증가 등으로 예산이 부족해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는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예산을 세운 것에 대해 이해가 안된다. 박남춘 시장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10% 유지하겠다고 공약을 했다면 ‘공약(空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당초 e음 카드는 역외소비 감소와 역내소비 증진 등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런데 ‘선심성’ 정책으로 변질됐다. 재정적인 문제가 수반되겠지만, 근본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선 8기 인천시장으로 선택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막중함과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 인천의 꿈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과감히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인천에는 무궁한 성장 가능성과 발전 잠재력이 있다. 시민과 소통하고 시민 속으로 들어가, 시민이 행복한 인천을 만들겠다. 그리고 8년 전 인천시장으로 출마하면서 약속했던 ‘인천발 KTX’가 당초 2021년 개통에서 2025년으로 늦춰졌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협의해서 조기개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화려한 경력 때문에 ‘대권도전설’도 있는데

“저는 사심 없이 일한 사람이다. 개인의 정치적 이익보다는 맡고 있는 지역, 책무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행보를 기대하는 시민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맡은 바 역할을 다해서 나라가 잘되고 정치발전이 된다면 보람있고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300만 시민의 행복과 인천의 미래를 위해서 일 해야할 시점이다.”

■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프로필

▲1957년 인천 출생 ▲연세대 졸업 ▲김포시장 ▲제17·18·19대 국회의원 ▲농림수산부장관·안전행정부 장관 ▲민선 6·8기 인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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