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들 "선거 패배 책임자 불출마", 전해철 불출마 선언···이재명 압박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들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재선의원 간담회에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재선의원들이 22일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패배에 중요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의원과 친문재인계 전해철·홍영표 의원에게 8·28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해철 의원은 이날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과 홍 의원에 대한 불출마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재선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모임을 한 뒤 공동 입장문을 내고 “계파정치 청산이 우리 당의 핵심 과제임을 직시하고 이번 전당대회가 계파 간 세력 싸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촉구했다고 송갑석 의원이 전했다. 이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혁신과 통합의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전체 재선의원 48명 중 34명이 동의했다.

재선의원들의 성명은 당 내분 수습을 위한 당 국회의원 워크숍을 하루 앞두고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선제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집단행동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들은 6·1 지방선거 패배 이후 세 차례 간담회를 통해 배타적 팬덤과의 결별, 통합형 집단지도체제 도입, 1970~1980년대생 중심의 새로운 리더십 등을 주장했다. 세 주장 모두 이 의원의 당대표 체제에 반대하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한 재선 의원은 “이 의원이 당을 이끌면 2024년 총선에서 당이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을 겨냥한 집단적인 불출마 요구로 당내 갈등도 커졌다. 송 의원은 ‘주요 당권 주자들의 불출마를 실제 이끌어낼 수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일차적으로는 워크숍에서 공론이 모일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어떻게 폭넓은 공감대를 이루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 출마 반대 연판장을 돌리자는 제안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 재선 의원은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에게 나서지 마라는 식은 곤란하다”며 공동 성명 동참에 반대했다.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도 이번 성명에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친문재인계 전해철 의원은 재선 의원들의 공동 성명 발표 직후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자신을 비롯한 주요 당권주자에 대한 당내의 불출마 요구를 언급한 뒤 “민주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한 진정성으로 이해하고 취지에 동의한다. 이번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고 민주당의 가치 중심으로 당을 이끌어나갈 당 대표와 지도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의 불출마로 다른 당권주자들에 대한 불출마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영표 의원의 출마 여부가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홍 의원과 이 의원이 모두 출마한다면 이번 전당대회는 친문계와 친명계의 정면 계파전이 된다. 홍 의원이 불출마한다면 이 의원은 더욱 거센 불출마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 의원은 최근 여러 의원과 접촉하며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의견을 두루 듣고 있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의원이) 7월 초·중순에는 (출마 여부를) 결정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명 재선의원 전당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