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협상 접점 못 찾고 정면충돌하는 여야

박순봉·탁지영 기자

여야가 원구성 협상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법사위원장 쟁탈전’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으로 쟁점이 옮겨갔지만 양측은 평행선만 그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사개특위 구성을 거부하며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먼저 선출하자고 역제안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을 위한 7월1일 임시국회 소집을 예고하는 최후통첩으로 맞섰다.

여야의 원구성 협상은 27일 ‘산 넘어 산’ 국면과 비슷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내놓은 2가지 요구사항을 거절했다. 2가지 요구는 중대범죄수사청(가칭) 설치를 위한 사개특위 구성과 검수완박법 관련 소송 취하 요구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에 ‘검수완박’ 악법을 끼워팔기 하고 있다”며 “국회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하고 헌법재판소 제소를 취소하는 조건은 수용 불가”라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오른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오른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진심으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반환할 생각이라면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먼저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전반기에는 민주당, 후반기에는 국민의힘이 맡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를 거론하며 민주당을 압박한 것이다.

민주당은 다음달 1일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최후통첩으로 응수했다. 6월 내 합의가 되지 않으면,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열어서 국회의장단을 먼저 선출하겠다고 압박한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전혀 이 상황을 타개할 의지도, 의사도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7월 임시국회를 열어 국회를 정상화하고 민생 현안과 경제, 인사청문회를 챙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8일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국회법상 국회의장이 임시회 3일 전에 공고해야 임시회가 열린다. 현재는 국회의장이 공석이다. 국회의장이 선출되기 전에는 국회 사무총장이 임시회 소집을 공고하게 돼 있다. 박 원내대표는 “설득과 협상의 과정을 해 나가면서도 끝내 거절한다면 결국 7월부터는 국회 문을 열어야 하는 것”이라며 “필요한 절차라고 하는 게 결국 국회의장 선출의 문제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회의장 단독 선출을 시사한 것이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7월17일 제헌절을 국회의장 없이 맞게 되는 초유의 사태를 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7월 임시국회 단독 소집’ 가능성에 대해 “국민들은 여야가 협치하길 원한다”며 “민주당이 지난 2년처럼 일방적이고 독선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고 입법 독주를 강행하면 국민의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강 대 강’으로 맞서고 있는 데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28일 필리핀으로 출국하면 원구성 협상 여건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여야는 협상의 문은 열어놨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입장만 바꾸면 (송언석 원내)수석께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고, 통신수단이 얼마나 잘 발달돼 있습니까”라며 “원격회의, 화상회의도 하는 마당에 (제가 한국에)있고 없고는 원구성 협상 타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주까지 계속 원내수석부대표 중심으로 대화의 채널을 열겠다”며 “그 과정에서 여당이 책임 있는 양보안을 낸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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