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비판하자 “오늘 국민들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온 사람 하나를 더 알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당 대표 내부총질’ 문자를 둘러싸고 이 대표와 윤 대통령 측근들 사이의 공방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가 “이철규 의원의 비판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이같이 답하며 “그간 고생하셨는데 덜 유명해서 조급하신 것 같다. 상대하지 않고 당원들을 만나러 또 출발하겠다”고 전했다.
윤핵관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양두구육이라니.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 아직도 혹세무민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니 앙천대소할 일”이라고 했다. 앙천대소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거나 어이가 없어서 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웃는 것’을 뜻한다.
전날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에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 와서 판다”는 사자성어 ‘양두구육’ 뜻을 가진 글을 SNS에 올린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이 의원의 SNS에 대한 입장을 묻자 같은 내용의 답장을 일일이 보냈다. 윤 대통령이 “내부 총질하는 당대표”라는 문자로 의중을 드러낸 만큼 윤 대통령 측과 더 이상 불편한 관계를 숨길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