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우리나라는 금리 인상의 정도나 속도가 미국보단 조금 적을 수도 있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시사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최근 잭슨홀 연설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연준이 정책 우선순위를 분명히 물가 억제에 둔 것”이라며 “우리나라 물가(상승률)는 5~6% 정도로 미국의 10%보단 낮기 때문에 경제를 면밀히 검토해 대응하면 (한국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거라는 코스를 밟을 가능성은 적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고물가가 언제까지 지속되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전문가들은 10월쯤부터 좀 나아질 걸로 예상하고 있다”며 “유가나 식품류·육류 가격, 밀 가격은 내려가는 트랜드(추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문제에 대해 “원화의 약세는 전체적으로 수출이나 국제수지 운영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정부가 원화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그런 차원은 아니다”라며 “구조적으로 원화 가치를 내리거나 올리는 좋은 의미의 조작을 하는 건 원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로 한국 전기차 생산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는 문제와 관련해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한 총리는 “WTO는 국가 간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거니까 (제소를) 검토해야 한다”며 “그것보다 더 급한건 미국 정부와 얘기를 집중적으로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데 대해 “전세계적으로 그동안 많이 풀린 통화를 줄이며 정상화하는 과정이기에 분명 가격이 내려가는 트랜드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총리는 “부동산 가격은 조금씩 내려가겠지만 이것이 너무 하드랜딩, 너무나 쾅 떨어져서 무너져버리는 상황이 안되도록 할 것”이라며 “현재로서 제일 걱정은 부동산 가격 때문에 금융 전체 시스템이 영향을 받는 건데 그럴 가능성은 현재로선 적은 걸로 판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취임 100일을 맞는 한 총리는 취임 전부터 강조된 ‘책임총리제’와 관련해 “잘 작동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한 총리는 “내각의 각료들이 책임지고 정책을 만들고, 그 정책을 대통령과 대화하고 보고하고 하는 그런 접촉면이 굉장히 넓어졌다”며 “각부 국무위원들, 장관들 임명에서 충분히 통과 총리가 소통하느냐의 문제인데 그런 부분들은 상당부분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교육부·보건복지부 장관의 잇따른 낙마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이 지난 현재까지 내각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데 대해 “사안에 따라 다소 미흡한 분들에 대한 제청 내지는 지명이 있었다”며 “최대한 빨리 (장관들을) 임명하겠단 생각으로 검증 노력에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