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소통’은 어디에 있습니까

유정인 기자

대통령실, “일정 빠듯” 이유로 신년 기자회견 생략 검토 중

출근길 문답도 30일째 중단, 윤 대통령 ‘반쪽 소통’ 지속 우려

윤 대통령의 ‘소통’은 어디에 있습니까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을 생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부처별 업무보고의 빠듯한 일정 등을 이유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한 달 전 출근길 문답을 중단한 이후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소통의 양은 늘어난 반면 예민한 현안이나 불편한 질문에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는 기회는 차단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신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 “국민들과 소통하는 여러 안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년 회견을 열지 않는 방향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윤 대통령이 생중계 국정과제점검회의로 국정 구상을 밝힌 데다 21일부터 시작되는 부처별 업무보고 등을 감안하면 일정이 빠듯하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음달 중순까지 이어질 부처별 업무보고가 민간 전문가와 국민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열리는 점도 신년 기자회견 잠정 보류에 영향을 미쳤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 맞는 신년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을 경우 ‘일방향 소통’ 지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한 해 국정구상을 직접 밝히고 각종 현안에 답변하는 시간이다. 내외신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견이 첨예한 갈등 사안, 실정 논란 등 예민한 이슈에도 대통령이 직접 답변해왔다.

양적 소통을 확대하되 불편한 질문에 귀를 닫는 흐름은 지난 한 달간 계속됐다.

대통령실은 특정 기자의 질문 태도를 문제 삼아 지난달 21일 출근길 문답을 중단했다. 출근길 문답 재개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는 게 대통령실 분위기다. 출근길 문답 중단 30일째인 이날까지 윤 대통령과 기자들 사이에 오간 문답은 전무하다. 대통령실이 지난 8월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으로 지켰다”며 밝힌 임기 초반 100일간의 문답 수는 128개였다.

윤 대통령은 대신 지난 국정과제점검회의를 비롯해 재계·학계·문화체육계 등 각계 인사들을 직접 만나는 기회를 늘렸다.

국정과제점검회의에 국민패널 100명이 참석했지만 부처 추천을 받아 선정된 데다 회의 156분 중 국민패널 질문에 할애된 시간이 적어 ‘쌍방향’ 소통에는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2021년 4차례 신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임기 막바지였던 지난 1월 오미크론 변이 집중 대응을 들어 신년 회견을 보류하면서 ‘불편한 질문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도 2014~2016년 3차례 신년 회견에서 현안에 답했다. 국정농단 사태로 직무가 정지된 2017년 1월엔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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