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가 놓친 사과···“강제징용 피해자가 원한 건 돈이 아녔다”

이홍근 기자

일본 도쿄서 강제징용 배상 관련 토론회 열려

이희자 피해자보상추진협 대표 “사죄가 곧 보상”

서울 용산역 앞 강제징용노동자상에 빗물이 맺혀있다. 권도현 기자

서울 용산역 앞 강제징용노동자상에 빗물이 맺혀있다. 권도현 기자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강제징용 배상 관련 토론회에서 한국과 일본 시민단체들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원했던 건 돈이 아닌 사과”라고 말했다.

도쿄 지요다구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회관에서 27일 열린 토론회에서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사죄가 보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강제징용 피해자분들은 돈 액수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며 “배상 소송의 원고로 참여하고 일본과의 소송에서 이기고 싶었던 이유는 일제 식민지에서 태어나 겪은 굴욕적인 경험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제3자 변제를 추진해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강제징용 배상 소송의 피고인) 일본 기업은 강제징용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해결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일본 전범기업의 참여 없이 한국 기업의 자금으로만 배상 문제를 해결하는 ‘제3자 변제안’을 내놨다. 한·일은 지난 3월 도쿄 정상회담부터 두 달여 동안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별다른 사과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실익이 없는 굴욕외교”라는 비판이 나왔다.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와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 등은 지난 3월13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같은 달 21일 오히려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며 일본 정부의 추가 사과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오구치 아키히코 변호사도 “일제의 강제징용은 인권의 문제”라며 한국인 피해자 측의 입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오구치 변호사는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무단으로 합사된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군무원)의 유족이 이들을 합사 대상에서 빼달라며 일본 법원에 제기한 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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