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 정치 공세 취급
교사와 언론 탓으로 돌려
국민의힘이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이 유력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12일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방어 태세를 취했다. “팩트를 호도한 가짜 방송을 한 것이 발단”이라며 언론 탓을 했다. ‘언론 탄압’ 우려도 기우라는 취지로 일축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 특보) 아들 학폭 관련해서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은 전부 민주당 관련된, 또 당시 관련된 사람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특보 아들의 학폭 논란을 정치 공세로 취급한 것이다. 박 의원은 방통위 담당 상임위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박 의원은 “저희들도 이 특보라든지 주변과 관련해 자료를 어느 정도 수집하고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는 큰 문제가 없다고 그렇게 보고 있다”며 “문제는 민주당의 헐뜯기 수준,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어떤 방송, 거기에 곁들여 문제의 교사 A씨, 그분이 전교조 핵심 활동가”라고 말했다. A씨는 이 특보 아들이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하나고에 재학할 당시 재직한 교사로 2015년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이 특보 아들의 학폭 의혹을 증언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 특보 아들 학폭 논란을 증언 교사와 언론 탓으로 돌린 셈이다.
하태경 의원도 “대통령실에서 여러 논란을 검증할 것”이라며 이 특보를 옹호했다. 그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피해 학생 측에서) ‘쌍방 다툼이었다, 내가 일방적으로 당한 게 아니다’ 이런 얘기가 나왔다”며 “(피해자) 한 분은, ‘다른 피해자들도 함께 이 특보 아들 전학을 반대했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피해자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이다. 하 의원은 ‘이 특보가 당시 하나고 이사장에게 전화한 것을 두고 외압성이란 논란이 있다’는 진행자 질문에도 “피해자들 입장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 특보 아들 학폭의 피해 학생은 한 명이 아니라 여럿으로 알려져 있다.
이 특보의 ‘언론 탄압’ 우려도 국민의힘은 일축했다. 하 의원은 “요즘 언론, 방송 장악하는 게 가능한 세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이 특보가 아들 학폭 사건 이후 당시 하나고 이사장과 통화한 사실을 두고는 당 지도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YTN에 출연해 “해당 (피해) 청년이 원치 않는 일들이 정치권을 통해서 계속 소환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면서도 “(이 특보가) 이사장과의 통화가 부적절하다고 하는 측면에서는 크게 할 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사장하고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라고 했다. 허 의원은 이 특보가 과거 극우 유튜브에 출연해 “보수 우파의 제대로 된 분들은 지상파를 보지 않는다” “과거 보수를 떠받친 몇 개의 축이 있다”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신중하지 않은 발언이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 출신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이 특보의) 해명이 국민들을 더 화나게 만들었다”며 “(이 특보를)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하고 나면 분명히 지금 지지율에서 5%(포인트) 이상 빠진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