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김행, ‘역대급 노출’ 기사들로 돈 벌어”···김행 “언론 현실”

문광호 기자

“혐오 장사로 주가 79배 올려” 비판에

김 후보자, 책임 인정 대신 “언론 현실”

위키트리, 4년간 ‘시정권고 상위 매체’

언중위 조정 신청도 2019년이후 폭증

김행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행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5일 자신이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인터넷 매체 ‘위키트리’가 성희롱성, 2차 가해 보도를 했다는 지적에 대해 “저도 부끄럽다”면서도 “이게 지금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위키트리 운영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대신 언론계 현실이 그렇다고 반박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김 후보자는 이런 기사들로 돈을 벌었다. 혐오 장사로 주가를 79배 급등시켜서 100억원대 주식 재벌이 됐다”며 “악질적이고 성차별적인 2차 가해 보도를 양산했던 언론사 수장이 성평등 부처의 수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용 의원은 김 후보자가 경영에 복귀한 이후 위키트리에서 작성한 기사들의 제목을 열거했다. 용 의원은 “성폭행을 ‘몹쓸 짓’ ‘파렴치한 짓’ 등의 표현으로 가해 행위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잘못된 보도를 했다”며 “‘소속사가 여자 연습생에게 속바지 벗고 사진 보내라’ ‘연인 성관계 거부하자 목에 베개 밟아놓고 기절시켜’ 등 (기사들은) 한국기자협회에서 지적했던 불필요한 성적 상상을 유발하는 사례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파주 택시기사 살해범 피해자 놀랍게도 이 직업’ 기사는 피해자 직업이 범죄의 원인이 된 것처럼 보도를 하면서 가십거리를 삼는 전형적인 2차 가해 보도”라고 했고, 이어 “‘서울 지하철 조심해야 된다’라는 기사는 시정조치 전에는 ‘아가씨 다리 좀 벌려 봐’라는 말이 기사 제목에 들어가 있었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보도 대부분 김 후보자의 경영 관여 이후 기사들”이라며 “유명인 사이버불링(사이버 집단따돌림)도 조장했다.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면서까지 트래픽 수를 올리는 데에만 위키트리가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 “모 여성 유명인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이후에 나흘 동안 그 유명인 관련된 기사가 몇 건인지 아나. 73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전에도 굉장히 집요한 가십성 보도로 그 고인을 괴롭혔다”며 “황색언론이라는 말이 고상하게 느껴질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저희도 대표이사도 있고 편집국장도 있고 하다”며 “저도 사실 부회장이 직접 기사를 안 보니 면책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저도 부끄럽고 이게 지금 대한민국 언론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용 의원이 “부끄럽다면 지금 그 자리서 사퇴해야 한다. 사퇴하세요”라고 말하자 “지적 사항의 시기를 쭉 보면 대한민국 큰 언론들, 메이저 언론사 1, 2, 3위도 다 들어가간다”고 맞받았다.

앞서 경향신문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언론중재위원회 ‘위키트리 대상 조정신청 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가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위키트리는 정정보도·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 조정 신청을 2017년 이후 총 62건 받았다. 김 후보자가 회사로 정식 복귀했다고 주장하는 2019년 이후로는 57건으로, 2017~2018년 5건에 비해 대폭 늘었다.

언론중재위 ‘시정권고 제도의 운용 성과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위키트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시정권고 상위 10개 언론사’에도 매년 포함됐다. 4년간 가장 많은 시정권고를 받은 언론사는 인사이트로 155건이었고, 위키트리는 98건으로 뒤를 이었다.

언론중재위 ‘시정권고 제도의 운용 성과와 전망’ 보고서 중 일부.

언론중재위 ‘시정권고 제도의 운용 성과와 전망’ 보고서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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