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그들은 누구인가

③심판론×심판론

[중도, 그들은 누구인가]‘심판론’ ‘신당’…총선판 가를 최대 변수로

“이 당하고 저 당, 선택지가 두 개인 게 갑갑합니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사는 최성운씨(38)는 2017년 ‘탄핵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을, 지난 대선에선 부동산 정책에 실망해 윤석열 대통령을 뽑은 중도층 ‘스윙보터’다. 그는 “격노했다”는 뉴스만 들려오는 윤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크지만, 야당도 마음에 차지 않는다. 당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휩싸여 정부·여당 견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를 위해 신당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선택 폭이 넓어져야죠.”

오는 4·10 총선은 선거구 획정, 비례의석 배분 당식 등 구체적인 선거 규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데다, 여야 전직 당대표들이 제3지대에서 연대·결합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변수가 많아졌다. ‘중도, 그들은 누구인가’ 시리즈 3회는 이번 총선 최대 변수로 부상한 ‘신당’과 ‘심판론’을 중심으로 현재 한국 정치 지형을 살펴보았다. | 관련기사 8·9면

전통적으로 정권 중간평가 성격을 가지는 총선에선 ‘안정론과 견제론’이 맞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 여론은 야당에도 우호적이진 않다. 여야 모두 ‘심판 대상’의 도마에 올려져 있는 것이다.

신당 추진 세력은 중도층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자기 편 지지자만으로는 큰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역시 중도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경향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실시한 웹 조사에선 ‘신당 지지 의향이 없다’는 답변이 중도층에서 과반을 넘겼다. ‘총선이 내일이라면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도 중도층은 유보적 답변(못 정함·투표 안함)이 58%나 됐다.

신당 창당 세력은 중도를 겨냥하고, 양대 정당도 중도층 외연 확장을 꾀하지만 정작 중도층은 시큰둥한 상황은 어떻게 봐야 할까. 허석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한국에서 ‘중도’란 긍정적 이미지로 표상되므로, 모든 정치세력이 중도 확장을 이야기한다”면서 “하지만 중도층이 공유하는 가치관이나 정책적 선호가 무엇인지는 모호하다”고 말했다. 허 조사관은 “정치권의 중도 전략은 정책이나 공약이 아닌 포용적인 언술이나 제스처로 지지를 이끌어내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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