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노웅래 컷오프에 “기소됐다고 결정한 것 아니다. 본인이 특정 사실 인정한 게 문제”

신주영 기자

노웅래 “한동훈이랑 똑같은 얘기”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최고위원회의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옮겼다. 본래 회의가 열리던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을 노웅래 의원이 공천배제(컷오프)에 항의하며 점거 농성 중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안타깝지만 특정 사실은 본인이 인정을 하고 계신다”며 “수용해달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한동훈이랑 똑같은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참으로 안타깝다”면서도 “기소되었다고 결정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마 특정한 사실은 본인이 인정을 하고 계셔서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이 검찰에 기소됐다는 이유로 컷오프한 게 아니라 노 의원이 금품 수수 혐의 중 일부를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노 의원은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등 명목으로 한 사업가로부터 다섯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 중이다. 이 대표는 노 의원을 향해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수용해 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이런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는 않는다. 또 바뀌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모든 분들을 다 공천하고 함께 가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모두가 갈 수는 없는 길”이라고 했다. 또 “판단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고, 또 판단의 절차와 주체가 있다”며 “따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노 의원은) 제가 존경하는 우리 대학 선배님이시고 저에 대해 정치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신데, 얼마나 마음 아프시겠느냐”며 “공당의 결정이라고 하는 것이 그런 사적 관계들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당대표실을 찾아 노 의원에게 단식 농성 중단을 권유했다. 노 의원은 농성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한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밤 통화에 이어 이날 오전 당대표실을 찾아 노 의원 설득에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노 의원의 말을 듣고 “노력해보겠다”고 했다고 한다.

공천에서 탈락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공천에서 탈락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노 의원은 이 대표의 ‘본인이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는 주장에 대해 “완전히 한동훈이랑 똑같은 얘기”라고 했다. 노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검찰도 인정하지 않는 돈봉투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당시 법무부 장관)은 ‘돈봉투 부스럭’ 소리를 하고 악의적인 조작을 했다”며 “지금 이재명 대표가 얘기하는 거랑 똑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본인은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소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뿐인데, 부정한 돈을 받았음을 인정했다는 듯이 말하는 건 “한동훈식 얘기”라는 주장이다. 노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그거를 다 밝히지 않고 이렇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면 결국 선거에서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전날 “금품(수수) 재판을 받고 있다고 전략지역을 요청했다는 공관위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며 당대표실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계파정치 때도 금도는 있었다”며 “(과거에는) 선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선거는 이겨도 져도 좋다, 그냥 우리 편을 집어 넣겠다 이거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공천 농단” “공천 횡포 독재”라며 조정식 사무총장 등이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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