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2차 가해 논란’ 조수진, 민주 강북을 후보 사퇴

박은경 기자

“완주한다면 선거기간 논란 계속될 것”

“당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조수진 후보(왼쪽)가 이재명 대표, 류삼영 후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조수진 후보(왼쪽)가 이재명 대표, 류삼영 후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4·10 총선 강북을 후보로 결정된 조수진 변호사가 22일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다수의 성폭력 가해자 변호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조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기간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저는 변호사로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국회의원이 되면 똑같은 자세로 오로지 강북구 주민과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그러나 (제 각오가) 국민께서 바라는 눈높이와 달랐던 것 같다”며 “더 이상의 당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했다. 그는 “짧은 시간 유례없는 압도적 지지로 성원해 주셨던 당원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반드시 총선에 승리해 달라”고 전했다.

사진 조수진 페이스북

사진 조수진 페이스북

조 후보의 사퇴는 지난 19일 박 의원과의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된 지 사흘 만이다.

조 후보는 경선에서 박 의원을 이긴 뒤로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 전력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조 후보는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 여아를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체육관 관장 A씨의 항소심 사건을 수임했다. 그는 변론 과정에서 수년 동안 이어진 성폭행 때문에 성병에 걸린 피해아동이 ‘제3자와의 성관계를 통해 감염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아동의 아버지가 가해자일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체육관 학생들과 전문의 소견 등을 종합해 A씨의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1일 성명을 내고 “성폭행 피해 아동에 대해 법을 가장한 2차 가해를 서슴없이 자행한 조 변호사의 공천을 즉각 철회하라”며 “법의 언어를 앞세워 피해 아동과 그 가족에게 가한 조 변호사의 2차 가해 행위 역시 ‘인면수심’ 그 자체”라고 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도 성명에서 “변호사 시절에 국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하지 않았으면서 국회의원이 돼서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그의 인식은 인권 변호사 간판도 자신의 출세를 위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합리적 의심마저 들게 한다”고 비난했다.

조 후보가 후보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안으로 새로운 후보를 공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Today`s HOT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폭격 맞은 라파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침수된 아레나 두 그레미우 경기장 휴전 수용 소식에 박수 치는 로잔대 학생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