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갈등 재점화’ 시선 속
‘큰 정치적 의미 없다’ 보기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제안을 거절한 사실이 알려진 뒤 각종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갈라서기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갈등을 진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한 전 위원장과 가까운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22일 CBS 라디오에서 “금요일(19일) 전화해서 월요일(22일) 오찬을 정하기로 했다는 건 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제안한 오찬 일정이 너무 촉박해 한 전 위원장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취지다.
김 전 비대위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만나는데 정작 총선 당시 가장 애썼던 한동훈 위원장은 왜 안 만나나(이런 의문)에 대한 대처로 갑자기 일정을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더라”며 윤 대통령 제안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한동훈 비대위’ 내 목소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연락하면 될 텐데 비서실장, 원내대표 두 다리를 건너서 (제안)한 것도 보면 전격적이지 않다”고 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윤 대통령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먼저 만난 다음에야 오찬을 제안한 것도 갈등 요인으로 봤다. 홍 시장은 ‘대권놀이’ ‘배신자’ 등 언사로 한 전 위원장을 거듭 겨냥했는데, 윤 대통령이 검찰 후배이자 총선 최일선에 섰던 당대표보다 그를 먼저 만난 데엔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 전 비대위원은 “(한 전 위원장으로선) 인간적인 서운함은 분명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 전 위원장이 향후 대선 행보를 위해 ‘갈라서기’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오찬 제안 다음날인 지난 20일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국민의힘 홍성·예산 당선인은 SBS 라디오에서 “두 분이 오래 같이 일을 했던 만큼 상황을 적절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용태 포천·가평 당선인은 “갈등을 부추기고 갈라치기하려는 분들이 계신 것 같은데 자제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