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2차 실무회담 ‘삐그덕’ 기류···대통령실 “민주당, 의제 답까지 요구”

유설희 기자

대통령실 ‘일단 소통부터 시작’ 입장

민주당, 여러 의제 확답·성과에 기대

양측 기싸움에 2차 회동도 난항 예상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루마니아 협정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루마니아 협정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 의제, 시기 등을 조율하는 2차 실무회동이 25일 열린다. 2차 회동을 앞두고 양측의 기싸움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여러 의제에 대한 확답을 요구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얻으려는 입장이지만 대통령실은 일단 소통부터 시작하자는 입장이어서 2차 회동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영수회담을 위한 2차 회동에 나선다. 대통령실에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1비서관이, 민주당에서는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참석한다. 권 실장은 “시간과 장소는 비공개”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각종 특검 법안에 대한 거부권(재의 요구권) 자제 등을 지난 23일 첫 실무회동에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일단 이러한 민주당의 다양한 요구를 듣겠다면서도 불편한 기색이다. 민주당이 실무회동에서 의제들에 대한 결론까지 요구하고 있는데, 첫 만남에 이 같은 요구는 너무 과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의제와 관련해) 답을 받고 얘기하자고 하니 어려움이 있다”며 “답을 정하는 것은 실무회담에서도 안 되고 영수회담에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25만원 지급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단 성급히 결론내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결국 나중에 여당, 국회, 정부 재정당국 등과도 논의해야 된다”며 “실무회담에서 ‘25만원 합시다’ 이렇게 결론을 낼 수가 있냐”고 했다. 대통령실은 25만원 카드를 받을 경우 여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일단 이번 2차 회동에서 영수회담 시기를 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실무회동을 준비하는 참모들에게 “(민주당의) 이야기를 듣고 오라. 나도 이 대표를 만나면 얘기를 듣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제 만나서 소통을 시작하자는 것이고, 그래서 (대통령실은) 시기와 형식을 정하자는 얘기를 하는 것인데 민주당은 어젠다(의제)를 세팅하고 만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제안하는 요구들을 대통령실이 섣불리 받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대통령실에서는 첫 영수회담의 의미를 야당과의 소통을 시작하는 것에 한정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윤석열 정부 초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당선인(충남 홍성·예산)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민주당도 좀 더 대승적 차원에서 자세를 낮추고 대통령 이번 영수회담을 출발로 협치의 어떤 정치를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대통령실의 입장차이가 있는 만큼 이날 2차 회동도 난항이 예상된다.

여당에서는 민주당의 던진 의제 중에서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요구는 받을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홍석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행사한 거부권에 대해서 대국민 사과를 해라 이런 의제를 민주당에서 요구를 했는데, 이런 어떤 문제는 저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보고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도 의제를 다 테이블에 올려놓자는 그런 입장”이라며 “이거는 사실상 대통령이 무조건 어떤 항복을 요구하는 거나 다름이 없는데 과거에 당연히 대통령 입장에서 많은 문제가 있어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사과하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강 당선인은 이날 BBS 라디오 “정부여당의 입장에서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보고 그런 부분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지금 총선에서 이겼다고 그래서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끌어내서 대통령이 사과해라. 이에 대해서 거부권을 자제해라. 이렇게 전제를 달고 회의를 한다는 것 자체도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낮은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은 행정부가 입법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라며 “이를 제한하라는 것은 192석 범야권의 거대 의석을 바탕으로 국회를 독점하고 일방적인 입법 폭주를 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일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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