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사람 중심 위기 극복…국제 연대 나서야”

ILO 가입 후 한국 정상으론 첫 연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로 심화된 격차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람 중심 회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연대와 협력’을 강조했다. 한국 대통령이 ILO 총회에서 연설한 것은 1991년 한국의 ILO 가입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109차 ILO 총회 메인행사로 개최된 ‘일의 세계 정상회담’ 세션에 4개 대륙 중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로 초청받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람 중심 회복’을 주제로 영상 기조연설을 했다. 이번 ILO 총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년 만에 화상으로 개최됐으며, 코로나19로부터의 ‘인간 중심적 회복’을 위한 정책적 지침 및 전 세계적 행동 요청 결의안을 채택할 계획이다.

코로나 사태로 심화된 불평등 해소와 기후위기 등 언급
광주형 일자리 등 ‘상생형 모델 성과’ 제시하며 협력 강조

문 대통령은 격차 및 불평등 심화, 디지털 전환 가속화, 기후위기 등 코로나19가 일의 세계에 미친 영향을 언급하며 “위기 극복 및 일자리의 양과 질 확대를 위해 ILO의 핵심 어젠다인 ‘사람 중심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2억500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세계 금융위기보다 훨씬 더 큰 고용 충격이 발생했으며, 그 영향은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우 ILO 핵심협약 비준을 통한 노동기본권 확대와 광주형 일자리 등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을 꾸준히 확산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부문에서 일하는 필수노동자들 덕분에 일상의 상실이 최소화될 수 있었다”면서 이들을 위한 충분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 회복은 시장 기능에 맡겨서는 풀 수 없는 과제”라며 “한 사람, 한 기업, 한 나라의 회복에 그쳐서는 안 되고 모든 사람, 모든 기업, 모든 나라가 골고루 함께 회복해야 진정한 회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힘을 모으기로 했던 ILO 100주년 선언의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사람을 중심에 놓고 연대와 협력, 나눔과 포용의 길로 함께 나아가자”고 밝혔다.

이날 세션에선 아메리카 대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유럽에선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아프리카에선 펠릭스 치세케디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이 참여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지난 12~13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한 데 이어 나흘 만에 국제행사에 공동 초청됐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기조연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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