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문답 중단 한달···‘대통령 신년 회견’도 안 여나

유정인 기자

대통령실, 신년 기자회견 생략 검토

생략 땐 ‘일방향 소통’ 지적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을 생략하는 방안을 두고 내부검토 중인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부처별 업무보고의 빠듯한 일정 등을 이유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한달 전 출근길 문답을 중단한 이후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소통의 양은 늘어난 반면 예민한 현안이나 불편한 질문에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는 기회는 차단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신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는 현재 결정된 바 없다”면서 “국민들과 소통하는 여러 안들을 올려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년 회견을 따로 열지 않는 방향도 안 중의 하나로 두고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윤 대통령이 생중계 국정과제점검회의로 국정 구상을 밝힌 데다,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부처별 업무보고 일정 등을 감안하면 일정이 빠듯하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음달 중순까지 이어질 부처별 업무보고가 민간 전문가와 국민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열리는 점도 신년 기자회견 잠정 보류에 영향을 미쳤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 맞게 되는 신년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을 경우 윤 대통령의 ‘일방향 소통’ 지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그간 대통령이 직접 한 해의 국정구상을 밝히고 각종 현안에 답변하는 시간으로 자리잡아왔다. 내·외신 기자들과 자유롭게 문답을 주고받는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견이 첨예한 갈등 사안, 국정 실정 논란 등 예민한 이슈에도 대통령의 직접 답변이 이뤄졌다.

양적 소통을 확대하되 불편한 질문에 귀를 닫는 흐름은 지난 한 달간 이어져왔다. 대통령실은 출근길 문답 중 특정 기자의 질문 태도를 문제삼아 지난달 21일 출근길 문답을 중단했다. 출근길 문답 재개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는 게 대통령실 분위기다. 출근길 문답 중단 30일째를 맞은 이날까지 윤 대통령과 기자들 사이에 오간 문답 갯수는 ‘0개’다. 대통령실이 지난 8월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으로 지켰다”며 밝힌 임기 초반 100일간의 문답 갯수는 128개였다.

윤 대통령은 대신 지난 국정과제점검회의를 비롯해 재계·학계·문화체육계 등 각계 인사들을 직접 만나는 기회를 늘렸다. 국정과제점검회의에 국민패널 100명이 참석했지만 부처 추천을 받아 선정된 데다 156분 회의 중 국민패널 질문에 할애된 시간이 적어 ‘쌍방향’ 소통에는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임 문재인 대통령은 2018~2021년 4차례 신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임기 막바지였던 지난 1월 오미크론 변이 집중 대응을 들어 신년 회견을 보류하면서 ‘불편한 질문을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도 2014~2016년 3차례 신년 회견을 열어 현안에 답했다. 국정농단 사태로 직무가 정지된 2017년 1월엔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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