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당정간 긴밀하게 협의” 주문…‘주69시간 노동’ 논란 효과?

유정인 기자
1박2일 간의 일본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7일 경기 성남서울공항에 도착, 영접 나온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박2일 간의 일본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7일 경기 성남서울공항에 도착, 영접 나온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내각에 “법률안과 예산안을 수반하지 않는 정책도 모두 당정간에 긴밀하게 협의하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 체제로 재편된 이후 당정 밀착을 강조해 온 흐름의 연장선이다. ‘주69시간 노동’ 논란을 둘러싼 정책 혼선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당정 협의 과정에서 국민 여론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특정 정책이 꼭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기보다는 여당 지도부가 새로 들어섰으니 명실상부 당정이 국정 책임을 같이 지고 가자는 것”이라며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맡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당정 협의와 여론 반영을 거듭 강조한데는 근로시간 개편안 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안이 ‘장기 노동을 부추긴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윤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했지만 이후에도 대통령실과 주무 부처 간 엇박자가 나오는 등 정책 혼선은 현재 진행형이다. MZ 세대의 민심 이반은 현실화했고 여당과의 사전 조율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정책 발표 전 당·대통령실·정부 사이에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김 대표)는 얘기가 나왔다.

최근에는 당 정책위원회가 저출생 대책으로 ‘3자녀 병역면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책을 두고 다시 혼란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구상 단계부터 입법까지 정책 추진 과정 전체에서 당정간 사전 협의를 강화해 부작용과 불협화음을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연금·교육 등에 대한 윤석열 정부 ‘개혁’ 추진 과정에서 당정의 공동 드라이브는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김 대표 체제 개편 이후 당정 교류 채널 확대 등 밀착 행보는 이미 본격화했다. 김 대표와 윤 대통령이 정례 회동을 추진하고, 격주로 열던 고위당정협의회도 수시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부처 차관이나 실·국장급이 참여하는 당정 간 정책조정위원회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날 임명된 박대출 신임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당정 간 정책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은 늘 여론과 바로 맞부딪치는 곳이기 때문에 국민의 소리를 바로 정부에 전달해서 정책에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뜻”이라며 “지금보다 당정회의가 자주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 이어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정례 주례회동에서도 당정 협의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대응 방안을 두고 “긴밀한 당정 협의를 통해 의견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이 이미 여러 차례 양곡관리법에 반대 의견을 밝힌 만큼 당정 협의 단계를 거쳐 거부권(재의 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신중하게 검토하고 농민단체 등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여당이 국정 파트너이니 협의해서 의견을 반영하라는 지시”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여야 합의 없이 국민의 민감한 이슈들을 일방 처리한 법은 재의 요구를 하시겠다고 했기 때문에 양곡관리법은 재의 요구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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