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道 변경협의, 서울·하남 넣고 경기도는 ‘패싱’···국토부 “경기도지사 관할 도로 아니라서···”

류인하 기자

1차 협의과정서 경기도 제외하고 진행

“공문의 사업개요와 위치도 내용 달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7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경기도를 배제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국토부가 “예타노선이 경기도지사가 관리하는 도로와 관련성이 없어 협의체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12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1차 협의과정에서 경기도만 이례적으로 협의에서 제외했다”는 주장은 사실인 셈이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토부의 변경안이 갑자기 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의혹이 있다”며 “지난해 7월 국토부가 사업추진을 위해 관련부처,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1차 협의를 하면서 양평군과 하남시, 심지어 서울시까지 9개 지자체와 기관을 포함했지만 경기도만 이례적으로 제외했다”고 밝혔다.

하남시와 양평군이 회의에 참석했다면 해당 시군을 관할하는 경기도가 당연히 참석해야하지만 국토부는 “경기도지사 관할 도로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회의에서 제외시켰다는 얘기다. 양평군수 및 하남시장, 서울시장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김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김 지사는 “국토부는 올해 1월 ‘타당성 평가 관계기관 2차 협의’에서 경기도를 포함해 12개 지자체와 기관에 변경된 노선으로 공문을 보냈다”며 “참으로 이상하게도 협의공문의 앞장에 있는 ‘사업개요’와 뒷 장에 있는 ‘위치도’의 내용이 서로 달랐다”고 주장했다.

즉 사업개요상 명시된 구간에는 ‘하남시 감일동~양평군 양서면’으로 기재돼 있지만, 첨부된 위치도상에는 ‘하남시 감일동~양평군 강상면’으로 표시돼 있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타당성 조사 착수 초기 단계에서는 아직 대안노선을 검토하기 전이므로 예타노선을 바탕으로 2022년 7월 18일 관계기관 1차 협의를 진행했고, 당시 예타노선은 경기도지사가 관리하는 도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협의 대상기관에 경기도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도 1차 회의에 경기도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국토부는 “이후 관계기관 1차 협의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합리적인 대안노선을 마련하게 됐고, 2023년 1월 16일 관계기관 2차 협의를 진행했다”며 “그 당시에는 경기도지사가 관리하는 국지도 88호선과 직접 연결되므로 협의대상에 경기도를 포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기관 2차 협의 당시 경기도는 국토부의 대안노선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기하지 않았고, 대안노선을 전제로 경기도 도로·철도계획에 대해 추후 별도 협의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회신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토부의 이같은 주장 역시 “협의공문 앞장의 ‘사업개요’와 뒷장의 ‘위치도’ 내용이 서로 달랐다”는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토부가 의도적으로 경기도를 속였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사업개요상 구간이 여전히 양서면 종점으로 기재돼 있었다면 해당 공문을 받은 경기도 담당자로서는 첨부된 위치도(지도)보다는 사업개요에 적힌 구간을 보고 의견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국토부는 원희룡 장관의 사업 백지화 선언에 대해서는 기존입장과 달리 재개가능성을 열어뒀다. 국토부는 보도자료에서 “국민에게 정말 필요한 사업임에도 안타깝게 지금 정부에서는 사업추진을 중단했고, 적절한 시기가 도래할 경우 다시 정상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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