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 것은 딱 곤충…다리 달린 소행성 표면탐사 로봇 개발

이정호 기자

스위스 연구진, 다리 3개 로봇 개발

소행성 표면서 통통 튀며 이동

향후 외계 광물자원 탐사 이용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스페이스 호퍼’의 작동 상상도. 중력이 작은 소행성 표면에서 다리 관절을 이용해 이동하도록 설계됐다. ETH 제공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스페이스 호퍼’의 작동 상상도. 중력이 작은 소행성 표면에서 다리 관절을 이용해 이동하도록 설계됐다. ETH 제공

소행성에서 무인 탐사를 할 수 있는 소형 로봇이 개발됐다. 이 로봇에는 바퀴나 날개가 아니라 다리가 달린 것이 특징이다. 중력이 거의 없는 소행성 환경에서 메뚜기처럼 통통 뛰며 이동하도록 고안됐다. 향후 소행성 표면에서 광물자원 탐사를 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과학기술매체 스페이스닷컴은 14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연구진이 소행성에서 운용할 수 있는 소형 무인 로봇 ‘스페이스 호퍼’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스페이스 호퍼의 몸통은 쪼갠 벽돌을 닮았다. 한 모서리 길이가 19㎝인 삼각기둥 형태다. 무게는 5.2㎏이다. 성인이 두 손으로 받쳐서 들 수 있을 정도의 덩치와 중량이다.

스페이스 호퍼에는 총 3개의 다리가 달렸다. 연구진은 스페이스 호퍼가 다리에 장착된 관절을 구부렸다가 펴면서 소행성 표면 위를 통통 튀듯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스페이스 호퍼의 소행성 투입을 가정해 제작한 동영상을 보면 이런 방식의 작동 구조가 잘 나타난다.

스페이스 호퍼는 소행성 착륙 뒤 다리 관절을 살짝 구부렸다 펴서 공중으로 수m를 뜬다. 그러고는 소행성 표면 위에 다시 착지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원하는 장소로 움직인다. 메뚜기 같은 곤충이 다리 관절을 사용해 뛰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관절을 움직이는 동력은 전기 배터리에서 얻는다.

그런데 왜 굳이 스페이스 호퍼에는 바퀴가 아니라 다리를 장착했을까. 중력 때문이다. 스페이스 호퍼가 투입될 소행성은 일반적인 행성보다 덩치가 작다. 이 때문에 질량이 적고 중력 역시 매우 미미하다.

중력이 너무 작은 곳에서는 바퀴를 굴려도 소행성 표면과 마찰이 잘 되지 않는다. 바퀴가 헛돈다는 뜻이다. 탐사 차량이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한다. 바퀴가 아니라 다리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말 지구 상공에서 비행기를 급강하시키는 방법으로 인위적인 무중력을 만든 뒤 스페이스 호퍼를 시험적으로 가동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현재까지 세계 과학기술계는 소행성 표면을 돌아다니며 연구 활동을 해 본 적이 없다. 탐사선을 소행성에 접근시켜 흙을 떠와 지구에서 분석한 경우만 있다. 향후 스페이스 호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연구진은 공식 자료에서 “이런 로봇을 통해 향후 소행성에 묻힌 유용한 광물자원을 탐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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