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껍질서 '섬유증' 치료 후보물질 발견…민간 기업에 기술 이전

이정호 기자
이도헌 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장(왼쪽),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가운데), 박미경 키바이오 대표가 지난 15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기술이전 협약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제공

이도헌 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장(왼쪽),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가운데), 박미경 키바이오 대표가 지난 15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기술이전 협약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제공

국내 연구기관이 간이나 폐 등이 딱딱해지는 질병인 ‘섬유증’을 치료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발굴해 국내 민간기업에 기술 이전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재단법인 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 카이스트(KAIST)는 지난 15일 섬유증 치료에 효능이 있는 ‘플라바논 유도체’ 기반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 이전 협약을 국내 기업 키바이오와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플라바논은 감귤류의 외과피, 즉 가장 바깥 껍질에 많이 함유된 물질이다. 항산화와 항염증 등에 효과가 있어 건강기능식품에 활용된다. 최근 연구진은 이 물질이 섬유증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섬유증은 간, 폐, 피부 등이 딱딱하게 굳는 질병으로, 인체 기관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생명도 위협한다. 현재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서행란 박사팀은 고성능 현미경으로 세포 내부의 움직임을 영상화하는 ‘이미지 기반 신약개발 스크리닝’ 기술을 통해 플라바논 유도체가 간 섬유증을 잘 치료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장인 이도헌 카이스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빅데이터 기반의 가상인체 모델인 ‘코다(CODA)’를 활용해 플라바논 유도체의 간 섬유화 억제 원리를 규명했다. 특히 동물실험을 통해 생체 내에서 효능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키바이오는 플라바논 유도체에 대한 전임상과 임상 등 후속 연구·개발을 추진해 약물의 효능을 신속히 검증하고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키바이오는 지난해 8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약재 기반의 간질환과 간암 신약개발 공동연구 등 천연물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은 “섬유증을 치료하면 항암제 등 약물이 몸 속에서 흡수되는 수준도 높아진다”며 “연구소가 발굴한 이번 후보물질이 성공적으로 상용화해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천연물 신약 개발 활성화에도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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