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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잉·게임에 웹툰까지…영역 넓힌 한류 ‘뜨겁게 활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근 한·일 공동선언 발표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일본에서는 치즈, 닭갈비가 유행하고 있다. K팝의 가치가 올라가는 등 제3차 한류 붐으로 불릴 만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드라마 <겨울연가>로 시작된 2004년 욘사마 열풍을 1차 한류, 2010년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등이 일으킨 K팝 열풍을 2차 한류라 부른다. 당초 한류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시대를 풍미한 뒤 바람처럼 사라졌던 홍콩영화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한류는 K팝과 K드라마가 앞뒤로 밀고 당기면서 20여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한류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다양한 한류 생태계를 든다. 세계 최고 수준의 비보이, 게이머, 웹툰은 글로벌 한류팬을 확대하고 문화 콘텐츠를 확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세계 비보잉 랭킹 1위 ‘진조크루’“한류 시작은 비보이라 자부…해외 마니아들에게 우리 연습... -
밤새 흘린 땀값은 어디로…콘텐츠 제작 환경은 ‘차갑게 꽁꽁’
ㄱ씨(29)는 이달 들어 운전석에 앉아 있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가을철 지방 행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ㄱ씨는 한 4인조 댄스그룹의 리더다. 이들은 소속사가 없다. 맏언니인 ㄱ씨가 직접 섭외요청을 받고, 계약이 성사되면 운전해 행사장까지 간다. 몇 시간씩 운전해야 하지만 지방 행사는 즐겁다. 서울·경기에 비해 행사비를 비교적 후하게 쳐주기 때문이다. 이들도 몇 해 전에는 연예기획사 소속이었다. 소속사는 자신들을 행사용 커버댄스팀으로만 보는 것 같았다. 커버댄스팀이란 유명 가수나 팀의 노래와 댄스를 따라하는 팀이다. 자신들의 음반을 발표해야 클 수 있는데 소속사는 그럴 생각이 없는 듯했다. 소속사는 자신들을 비즈니스 대상으로만 봤다. 행사비도 적었다. 군부대 행사는 1인당 4만원, 지방 행사도 10만원을 넘지 않았다. 주최 측으로부터 공연비를 더 받는 것 같았지만 물어볼 수는 없었다. 활동제약은 많았다. 소속사가 정해준 행사를 뛰기 위해서는 항상 대기해야 했다. 사생활이 없... -
K팝 덕후들의 필수 코스 SM타운…게임 마니아들에겐 OGN 스타디움이 성지
엑소, NCT, 레드벨벳 등 유명 가수의 굿즈(연예인의 특징을 담아 제작한 상품)를 손에 든 팬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설렘에 가득 차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에 가면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2015년 문을 연 이곳은 한국에 여행 온 K팝 팬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장소다. 브로마이드, 스탬프, 열쇠고리 등 아이돌 가수를 모델로 디자인한 각종 상품을 파는 기프트숍과 SM엔터테인먼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뮤지엄’도 있다.중국인 공스옌(26)은 아이돌그룹 엑소 팬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에 와 여행 첫날 이곳을 방문한 뒤, 5일 다시 찾았다. 그는 “첫날 살까 말까 망설였던 굿즈를 집에 돌아가기 전에 구매하려고 찾아왔다”며 “특별한 행사가 없어도 좋아하는 가수와 관련된 상품이나 전시를 보는 것이 재밌다. 팬들로 북적이는 분위기에 속해 있는 것 자체가 좋다”고 말했다.K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수를 직접 볼 수... -
‘대장금’처럼 한복 입고 김장 체험…KTX 타고 ‘부산행’
◆장근석 좇아서 한국을 배우고 한류는 몰라도 한국을 즐긴다“장근석이 나를 세계로 뛰어들게 했어요. 그가 태어난 나라인 한국에 가 보고 싶었어요.”베네수엘라에 사는 대학원생 로레나 소토(39)는 ‘장근석의 나라’를 찾아 한국을 두 차례 방문했다. 소토는 2013년 9월 처음 한국을 찾아와 12월까지 서울에 머무르며 생일을 보냈다. 장근석씨가 출연한 드라마 <예쁜 남자> 제작발표회에 달려가 배우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2016년 9월 다시 한국을 찾은 소토는 장씨의 모교인 한양대 국제교육원에 등록해 한국어를 공부하며 올해 3월까지 머물렀다. 2016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제1회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에 참석하기도 했다.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은 2016년부터 매년 K팝, K드라마, K뷰티, 한식 등 한국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는 아시아 최대 한류 축제다. 콘서트에는 레드벨벳, 갓세븐,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샤이니 등이 무대에 올랐다. 소토는 “... -
김광석의 선율 따라…연간 100만명 찾는 350m ‘마법의 길’
대중문화 콘텐츠는 힘이 세다. 한류 문화 콘텐츠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서울이다. 서울은 한류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1번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이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거대 도시여서 되레 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한류 문화 콘텐츠를 이용해 돌파구를 찾는 두 지방도시를 찾아가봤다.귀에 익숙한 노래가 기타 선율을 타고 잔잔히 들려왔다. 한글날이던 지난 9일, 골목길이 내려다보이는 2층 카페는 여유로웠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리결 같은 나무 아래로.” 거리에서 이름 모를 연주자가 기타를 치며 부르는 김광석 노래에는 10월의 정취가 듬뿍 담겼다. 연인으로 보이는 커플과 친구로 보이는 무리들이 테이블에 앉아 창턱을 넘어오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다 까르르 웃다 수다를 떨다 다시 흥얼거린다. 볕이 좋은 창가 구석에서 책을 읽던 김현희씨(32·대구 수성구)는 “이런 분위기가 좋아 휴일 아침에 종종 혼자 ... -
영화제·K팝 페스티벌·게임쇼까지 가을 부산은 ‘한류 콘텐츠의 바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어 20일부터 ‘원아시아페스티벌’…다음달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열려부산은 영화의 바다에 빠져 있다. 지난 4일 개막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5개 극장 30개 스크린을 통해 79개국 324편의 영화가 상영 중이다. 13일 영화제가 막을 내리면 20일부터 또 다른 축제가 기다린다. 국내 최대 K팝 행사인 ‘원아시아페스티벌(BOF)’이 9일간 열린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K팝 스타들과 아시아 주요 국가의 대표스타들이 출연하는 아시아송페스티벌이 열렸다. 10월의 부산은 한류 문화 콘텐츠를 퍼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다음달에는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 2018’이 열린다.부산은 한류 문화 콘텐츠 이벤트가 정말 많다. 행사 규모로 보면 서울을 능가할 정도다. 아시아최대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원아시아페스티벌, 지스타는 각각 20만명이 찾는 대형 행사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 상반... -
베트남 “한국산이란 이유로 무조건 사지는 않는다”
지난 4일 베트남 호찌민의 고급 몰인 빈컴센터 ‘이니스프리’ 매장. 한국 배우 이민호가 그윽한 눈빛을 보내는 광고판 뒤로, 전 호우 리인 품(37·여)이 립스틱을 집어들었다. 그는 이니스프리 립스틱 색깔이 자신에게 잘 어울린다고 했다. 립스틱 이외의 화장품은 프랑스 브랜드 ‘클라란스’와 미국 브랜드 ‘에스티 로더’를 쓴다. 그는 “한국 화장품이 전체적으로 품질이 좋다. 하지만 이니스프리 외에 다른 한국 제품은 내 피부에 맞지 않아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품은 1998년 베트남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모델>의 주인공 김남주를 좋아했다. 한때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다 써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별 관심이 없다. 이유를 물었다. 품은 “그때는 대학생이었고, 지금은 아이 엄마니까”라고 말했다. 같은 매장에서 피부케어 제품을 구매한 보 휜 탄 뚜(18·여)는 빅뱅과 2NE1, iKON 팬이다. 한국 아이돌을 좋아하는 게 이니스프리 ... -
한류는 단지 ‘마중물’일 뿐…성패 가르는 건 글로벌 경쟁력
올해 초 베트남 진출한 GS25한국 기업이라는 점 드러내며품질 좋고 깔끔한 이미지 구축지난 4일 호찌민의 한 GS25 편의점. 문을 열자 베트남 직원이 한국말로 “어서오세요. 지에스 트웨니파이브입니다”라고 인사한다. 매장에선 미국·베트남·한국 음악이 돌아가며 나온다.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탄 땀(16)은 “일주일에 두어번 이곳에 들른다. 다들 한국 편의점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한반도의 약 1.5배 크기인 33만㎢ 땅에서 9600만명이 사는 나라.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2018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545달러로 한국(3만2774달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 매년 6%대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이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이기도 하다. 1988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의 투자 누적액은 616억7300만달러로, 2위인 일본(554억4700만달러)보다 훨씬 많다. 한류가 몰아친다는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은... -
편견과 혐한 뚫은 창의·열정…대중문화 전방위로 영역 확대
6년 전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터트렸을 때만 해도 긴가민가했다. 방탄소년단이 한 해 두 차례 ‘빌보드200’ 정상에 오른 것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기적같은 일이다. 아이콘과 슈퍼주니어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폐막식 피날레를 장식했다. 일부에서는 2018년을 기점으로 한류가 글로벌 대중문화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내놓는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정상에 오른 것에 대해 “방탄소년단과 한국 음악계에만 중요한 일이 아니라 2010년대 팝 음악계 전체에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2018년 한류는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위기도 많았다.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분쟁,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분쟁 등 정치적 상황에 휘말릴 때마다 위축됐다. 한류의 급격한 성장을 견제하는 반한류 정서도 넘어야 했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한류가 불꽃처럼 타올랐다가 곧 사라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과도 싸워야 했다. ... -
‘K팝’으로 물꼬 튼 한국 콘텐츠, 태평양 건너 미국·유럽까지 흘렀다
방탄소년단(방탄·BTS)이 대중문화의 중심지 미국에서 새 길을 개척하고 있다. 비영어로 녹음된 앨범이 한 해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에 두 번이나 오르기는 방탄이 처음이다. 이들의 인기는 남미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먼저 시작됐다. 방탄이 지난 8월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는 발매 당일 미국·캐나다·일본·브라질·영국 등 65개 국가와 지역 아이튠즈 ‘톱 음반’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앨범 역시 세계 여러 국가의 음원 사이트에서 1위에 올랐다. 방탄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 머물러 있던 한국 콘텐츠의 ‘해외 진출’ 영역을 현대 대중문화의 중심인 미국에까지 넓혔다. 이들을 비롯한 일부 ‘K팝(K-Pop)’은 그간 한국 콘텐츠가 잘 소개되지 않았던 미주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한류가 진화한 ‘글로벌 한류’라고 일컫는다. ■ 한류? K팝!현재...